이 봄에-17

서어나무 꽃

by 박용기
120_9473-s-At spring-17.jpg 이 봄에-17, 서어나무 꽃


가까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서어나무에도
꽃이 피었습니다.


바람이 꽃가루 받이를 해주는

풍매화여서 꽃들은 길게 늘어진 레이스 장식 같습니다.


옛날에는 ‘西木(서목)’으로 불렸는데

우리말로 서나무가 되고 서어나무로 변하였다고 합니다.


학명은 카피너스 락시훌로라(Carpinus laxiflora).

속명인 Carpinus는

켈트어로 '나무'라는 뜻의 카와

'머리'라는 뜻의 핀의 합성어로,

나무의 우두머리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조금 오랜 된 나무는 보디빌더처럼 근육질로 생겼습니다.

그래서 별명이 머슬 트리(muscle tree) 즉, 근육나무입니다.


그런데 이나무는 울퉁불퉁하여 목재로 사용하기가 어렵고,

특별한 약재의 효능도 없어

한마디로 쓸모가 없는 나무라고 합니다.


하지만 나무의 모양도 보기 좋고

가을의 단풍이 참 아름답습니다.

아마도 이런 점이 서어나무가

살아남는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세상을 사는 방법이

저마다 다양한 것처럼

나무들도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어나무는 대단히 중요한 쓰임보다는

우리가 잊고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일을 위해

묵묵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잊고 살았습니다 /강재현


먹고사는 일은

세끼 밥이면

충분하다는 걸 잊고 살았습니다


사랑하고 사는 일은

하나의 가득 찬 사랑이면

충분하다는 걸 잊고 살았습니다


하루 너 댓 끼니 먹기라도 할 듯이

서너 푼 사랑이라도 나누고 살 듯이

기고만장한 욕심을 추켜세워도

누구나 공평히

세끼 밥을 먹고

하나의 사랑을 묻는 것만으로

충분해야 한다는 걸 잊고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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