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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아 Feb 29. 2020

가족이란? 사랑이란?

세상이 갑자기 어수선하다. 이런저런 걱정이 마음속을 헤집어 놓고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세상의 멸망이 이렇게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머릿속에 온갖 생각과 걱정이 맴돌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걱정은 가족이다. 

제일 먼저 남은 생을 함께 하고 싶은 아내가 생각난다. 그리고 어머니 여동생 나의 아이들이 걱정이다. 

아이들은 병원균을 이겨 낼 수 있는 젊음과 건강이 있지만 허약한 여동생과 어머니, 아내에게는 의문 부호가 생긴다. 

가족은 사랑의 결정체이다. 남녀가 만나서 지극한 사랑 긴 시간을 함께 하며 인생의 여정에 동행한다. 그 사랑 속에 자식이 생기고 사랑의 결실로 이 세상에 태어난 자식을 사랑하고 양육한다. 

가족은 같은 피를 나누고 탄생한다. 

가족의 또 다른 말은 식구다.

음식 식자에 입구자를 써서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뜻이다. 가족이나 식구는 이 세상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다. 

타인들보다 더 특별한 사랑을 한다. 어느 누가 날개 꺾여 찾아 다시 찾아온 둥지를 내어 주겠는가!


중국발 코로나 19가 진정되듯 하더니 종교 집단의 안이한 인식으로 병이 확대되어가면서 모두 걱정이었다. 

당연히 어머니는 떨어져 사는 아들이 걱정이 되어 전화가 오신다. 

뉴스가 뜨자마자 바로 전화가 오시는 어머니 때문에 또 자식 노릇 못했지만 나도 어머니도 두 동생에 대한 걱정 내 아들과 딸에 대한 걱정 조카아이들의 걱정을 하면서, 구순이 다되어 가시지만 아직도 쩌렁쩌렁하신 목소리로 가족의 화합을 이야기하신다. 

어머니의 말씀에 반성과 부끄러움이 먼저 앞선다. 나도 나이를 먹어 가니 어머니의 말씀에 잘 순응하고 어머니의 말씀을 따른다. 

그리 오랜 세월을 살지는 않았지만 결국 어머니의 말씀이 비록 시대에 맞지 않고 내 생각과 조금 달랐더라도 마음은 사랑이 가득한 말씀이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하시는 말씀에 토 다는 일이 없어진다. 

어머니는 연세에도 매일 조금씩 기도 하고 책을 보고 지내신다. 

성경을 읽기도 하시고 우리를 위해 묵주기도를 하신다고 하신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주일 미사도 빠지지 않고 나가셨다. 

늘 어설프게 보이는 우리들을 위해 빠지지 않고 기도하신다. 

공무원인 여동생이 걱정이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미관 말직이지만 늘 올바르게 행동하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여동생에게 때로는 오빠로서 부끄러워진다. 무뚝뚝한 목소리에 늘 형제와 가족의 사랑이 깊이 배어있다. 

그리고 큰 병을 앓고 있는 막내 조카아이도 걱정이 된다. 늦둥이라고 모들들 귀여워했는데 아이에게 엄청난 병마가 몰려왔고 아지고 싸워 이기고 있는 중이다. 아이를 위해 우리 가족이 한 마음이 되어 기도 한다. 어쩌면 시련을 통해 더 돈 독해 지는 것이 가족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한 동안 소원했던 동생에게도 문자 한 번 넣어 봐야겠다. 


세월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육체적 성장도 시키지만 정신적 성숙도 함께 따라간다. 

비록 시골생활을 하며 어머니와 동생들과 떨어져 지내지만 그래도 가끔 통화하는 어머니와 나누는 대화가 나에게 큰 힘을 준다. 물질보다 더 소중한 사랑 가득 담긴 말 한마디가 힘들고 답답한 현실의 삶에 등불이 되어 준다

그래서 가족이고 식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힘이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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