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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아 Feb 28. 2020

전원생활 일기

겨울의 끝

정월 보름도 지나가고 어느새 산야에 앙상한 가지들에게 생명의 기운이 싹트는 느낌이다. 

집 마당에 매실나무에는 꽃 봉오리가 터질 듯하다. 

겨울 같은 겨울을 느끼지 못하고 제 힘을 마음껏 뽐내지 못한 겨울이 축 처진 어깨로 멀리 걸어가고 있다. 


정월 보름이 지나고 나니 마당의 흙을 밟는 기분이 다르다. 폭신한 느낌이 발에 전해진다. 

마당 한편에 작은 흙무덤이 하나씩 생긴다. 땅 속에 두더지가 봄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 맘 때의 낮 공기를 좋아한다. 차가운 듯하면서 따뜻한 느낌이 그 차가움 속에서 고개를 내민다. 생명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계절이 끝나고 또 다른 계절이 다가올 때마다 색 다른 느낌이지만 그래도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이맘때쯤의 산과 들에 피어나는 생명의 기운은 또 다른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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