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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아 Jul 30. 2021

사주 이야기

귀신, 아니면 신이란 있을까? 1

어느 무더운 여름날 밖은 태양이 힘에 이글이글 타들어 가고 들녘은 고요하다 못해 밝은 적막에 싸여 있다. 

더위에 지친 몸을 쉬고 있을 때쯤 전화가 요란하게 진동한다. 

늘 그렇지만 모르는 전화번호가 뜬다. 받았다.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의 경기도 말투의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문을 해서 상담을 받고 싶은데 언제 찾아가야 하는지 묻는다. 얼른 시계를 쳐다봤다. 

문서와 귀신이 함께 움직였다. 여름이지만 그래도 바쁘다. 약속 날짜와 시간을 정했다. 목소리는 침착하고 또박또박 말하는 투로 봐서 상담 시간을 길게 잡아야 할 듯했다. 

상담 예약 전화를 들어 보면 대충 상담을 하는 시간을 길게 할지 짧게 할지 알 수 있다. 

요즘 같은 시절 온라인에서도 사주를 알 수 있지만 직접 찾아와 상담하는 경우는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답답한 인생살이에 하소연할 때가 그리 많지는 않다. 

약속한 날짜와 시간에 사람이 찾아왔다. 문서도 문서지만 그 사람에게 느끼기는 묘한 기운이 있다. 

'이 사람도 신이 들락날락거리는 사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대부터 신탁을 받는 제사장은 존재했다. 혹은 동아시아 같은 경우에는 샤먼이라는 무당이나 박수가 있었다. 그들은 신의 뜻을 묻고 신의 뜻을 받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오늘날에는 과학의 발달로 미신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공부를 하고 보니 전혀 무시하기도 힘든 일이 많다. 

신을 업고 직접 신의 뜻을 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신이 와 있지는 않지만 기도나 명상을 통해 신의 힘을 느끼고 알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종교에서 보면 '기도 빨' 잘 듣는 사람이 있다 하는데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신과 소통하는 기운이 있다. 

신이란 우주 속의 에너지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어떤 힘 에너지를 당기는 힘이 다른 평범한 사람보다 조금 강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찾아온 사람도 그런 기운이 강한 사람이다. 사주를 보니 역시 그런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 저것 많은 일을 해 봤고 많은 방황을 했던 사람이다. 사주는 베풀고 살아야 하니 종교의 색도 진하게 풍겨 나온다. 

상담을 이어 갔다. 자신의 삶은 어느 정도 사주에 묻어 있고 그녀는 앞으로 일을 진지하게 묻는다. 

메모지에 빼곡히 적어 온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해 주었다. 아니 묻기도 전에 사주를 보고 이야기를 하니 자신이 메모지를 뒤적거리며 내 이야기를 적고 있었다. 역시 목소리와 말투에서 받은 느낌대로 그녀와 상담시간은 한 시간 반을 넘겼다. 

한동안 외면한 마음공부를 다시 하기로 했다. 그녀의 삶에 마음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자신은 외 그런 영에 대한 기운과 가까이해야 하느냐고 한탄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기도를 해서 응답을 받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바로 그런 사람이니 오히려 자신의 삶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지 않겠습니까!'

하는 나의 말에 그래도 웃으니 다행이었다. 

그래도 모르는 마음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있을까 하길래 부적을 바로 적어 주었다. 부적이라는 게 의외로 사람에게 힘을 준다. 

올 때의 어두운 표정이 그래도 많이 환해져서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그녀가 걸어가는 아직은 좀 긴 여정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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