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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아 Apr 22. 2020

사주 이야기

사랑과 의무 

헤르만 헤세는 "사랑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고뇌와 인고 속에서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기 위해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고뇌와 인고'

예전의 모 텔레비전 방송에서 길 가던 사람들에게 던진 질문 중에 이런 질문이 있었다.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겠느냐는 질문이었다. 얼른 쉽게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잠시 머뭇거리고 생각하고 여자들은 아니다 라고 말하는 이가 많고 남자는 그렇다 아니다가 반반이었던 것 같다.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놓고 사는 모습은 사랑이 바탕이 된다. 

사랑이 없이 결혼했던 예전에도 결국 서로를 애틋하게 여기는 그런 감정들이 모두 사랑 아닐까?

여기에 고뇌와 인고라는 말은 생각해 봄직하다. 


사랑은 잔인하다. 아무리 간 쓸개 빼줄 듯한 사랑을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감정이 파괴되고 파괴된 감정은 회복되지 않는다.

 여자는 남자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 

남자는 또 다른 사랑을 갈구한다. 그러나 현실의 처지는 그 갈망을 억제한다. 


사주를 보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에 배우자와 자신이 궁합이 잘 맞느냐고 하는 질문이다. 

아이 낳고 함께 살면서 시간이 흐르고 서로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려고 하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거기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다시 질문을 던진다. 

그 분과 왜 결혼했지요?라고 되려 질문을 한다. 

순간 눈이 커지면서 그야 그때는 좋아서 결혼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그냥 집안에서 하라고 해서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니면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결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어쩔 수 없이 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대부분은 그때는 좋아서라고 말한다. 

그러니 지금은 좋지 않다는 말이다. 왜 좋지 않을까 

그래서 사주에 궁합을 물어보지만 내가 공부한 대로 말하자면 궁합이라는 건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무슨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궁합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주 학적으로 궁합이 정말 맞지 않는데도 잘 사는 사람이 있고 궁합이 좋은데도 힘들게 사는 사람이 있다. 

중년이 되어 살아보니 서로 잘 맞지도 않고 살아 갈수록 솨 닭 보듯 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결혼 전에 사주보고 좋다며 기분 좋게 결혼했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궁합이 좋지 않다고 집 안에서 그렇게 반대를 해도 결혼을 했다며 잘 살 구 있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잘 살고 못 살고는 순전히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는 듯했다. 

긍정의 힘과 부정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긴 항해를 하다 보면 순풍을 만날 때도 있지만 폭풍을 만나고 비바람 휘몰아칠 때가 있다. 그 순간 두 사람은 하나가 되거나 아니면 서로 반목이 생기고 갈등을 하게 된다.

인간은 완전체가 아니다. 그래서 협동을 해야 하고 사회를 이루고 살아갈 수 있다. 

묘하게도 부부는 서로가 서로에게 슈퍼맨과 원더우먼을 기대한다. 그렇다면 신이라고 불리겠지? 

함께 살아갈 이유도 없겠지!

서로에게 서로가 가지는 한계와 능력을 인정해 줘야 한다. 

그러나 한계와 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소 닭쳐다 보는 사이가 되고 만다.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쉽기는 하다. 그러나 초심으로 돌아가기란 그리 쉽지만도 않다.


사주에는 남자가 보기에 여자는 재물로 보고 여자가 보는 시각에 남자는 자신을 괴롭히는 오행에 자리를 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돈은 재물이고 돈이 많은 남자는 예나 지금이나 자산이 원하는 상대를 구할 수 있다. 

남자들은 돈이 있으면 항상 다른 생각을 한다. 재물이 생긴다면 술과 여자를 항상 연관된다. 그래서 남자는 여자를 재물로 본다. 

그리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동양이든 서양이든 여자를 괴롭히는 존재는 남자다. 그러서 자신을 어렵게 만든다고 해서 남자를 둔다. 

그러나 사주가 그렇다고 하지만 자신이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 어디 있을까!


사주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자신을 이기는 방법이다. 남자와 여자는 늘 생각이 다르고 삶을 바라보는 모습도 다르다. 아무리 연예시절 비슷한 취미와 생각이 같고 삶의 이상이 같다는 명분 속에 우리처럼 잘 맞는 사람도 없을 거야 하며 결혼을 해도 갈등은 존재한다. 다만 그 갈등을 크다 작다의 문제일 뿐이다.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사람과의 관계 특히 남녀의 문제는 늘 서로의 같은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속에서 처음의 사랑과는 다른 사랑이 완성된다. 

사랑은 결코 행복하기 만을 바라서는 안 된다. 사랑에는 고통과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한 인내도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긴 세월 살아가는데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늙은 노부부들의 모습을 보라!

그들이 살아왔던 수십 년의 세월이 그들을 하나로 묶어 준다. 그들의 삶도 다툼도 있었고 서로 의견 충돌이 있기도 하지만 결국 긴 세월 동안 서로가 상대에게 고뇌와 인고의 세월을 보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한다. 

인생은 사주대로 살아간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선물이 있다. 바로 자신의 의지이다. 신이 인간에게 주었다는 자유 의지일 수도 있고 인류 스스로가 진화를 통해 가진 의지일 수 있다. 

그 의지를 통해 갈등을 이겨나가는 지혜를 터득한다면 서로 사랑과 의무를 다하며 죽는 그 순간까지 서로에게 감사와 존경으로 생을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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