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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아 Sep 29. 2021

부부 이야기

부부 이야기 

남자와 여자는 서로 평행선을 달리는 기차와 같다. 생각이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고 하나의 실체를 보고도 서로 동상이몽을 하기도 합나다. 

부부는 긴 세월의 시간 속에 유일한 친구이자 동반자입니다. 그러면서도 경쟁자가 되기도 하고 자신을 가로막는 존재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남녀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육체와 정신을 합칩니다. 

적게는 20년 많게는 50년 이상의 세월을 비바람 치고 눈보라 몰아쳐도 긴 항해를 함께 한다. 인생을 향해에 비유하는 게 적절할지 모릅니다. 함께 하는 시간 속에 고난도 있고 행복도 있고 웃음 짓거나 찡그리는  날도 있겠지요!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부부가 대부분이지만 시작은 했지만 끝을 맺지 못하는 부부도 가끔은 있습니다. 두 가지 경우가 있지만 부부는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게 사랑이니까요.

가족을 위해 밥을 지을 때, 피곤에 지쳐 소파에 앉아 깊이 잠든 모습을 보며, 그리고 힘든 순간에도 남편을 위로 하는 마음을 볼 때 남자는 여자를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파 옵니다.

피곤에 지친 얼굴로 퇴근 하면서도 애써 밝은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숨막힐 듯한 생활 전선에서,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여자도 남자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플 때가 많습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지만 때로는 사소한 일로 원수 같이 싸울 때도 있지요. 

그러다가 상처주는 말도 오고 가지요.

부부는 말합니다. 

"내가 당신한테 그러지 누구한테 그러겠냐고."

그 말이 방패가 되고 창이 되어 버립니다.  

남자는 여자가 애처롭습니다. 나를 바라보고 나만 믿고 의지하는데 나는 그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 슬퍼요. 그런 나를 그녀가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니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녀가 바라보는 그윽한 눈망울 속에 그녀의 눈물이 보입니다.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겉으로 씩씩하고 당당한 그가 고개 숙여 말없이 흘리는 눈물이 살짝 보이지만 태연한 척합니다. 

그것이 부부인가 봅니다. 

서로 의지하며 생에 마지막 그 순간까지 끈을 놓지 않습니다.


크리스마스도 얼마 남지 않고 도시는 캐럴 송이 울려 퍼지는 겨울 어느 날 중년의 부인이 찾아왔습니다. 

통통한 몸매에 점잖은 말투와 조리 있는 언변이 선생님이 아닐까 했는데 자기를 소개를 할 때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라고 말합니다. 역시 풍기는 인상과 직업은 겉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찾아온 시간을 보고 그녀가 왜 여기에 찾아왔는지 괘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관이 움직이고 재물이 극을 받고 있습니다. 관은 나쁜 일에 휘말리는 일일 수도 있고 여자가 볼 때는 남자나 배우자에 대한 일 일 수 있습니다. 

재물이 자신에게 앉아 있으니 재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그녀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옆길로 빠진다면 주역은 앞일을 알려 줍니다. 글을 쓰는 저도 가끔 스스로에게 괘를 만들어 앞 일을 살필 때가 있는데 지나고 나면 대자연의 기운이 알려 주는 길로 가야 하는데 가지 않은 나를 후회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깊이가 있고 세상 이치를 알려주는 주역이 대단하긴 하더군요.

자 다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자리에 앉으면서 제가 넌지시 물었습니다. 

"선생님도 남편과 자신 때문에 짜증이 많이 나고 남편의 하는 일이 시원찮아 마음이 혼란스러운가 봐요"

라고 말을 던졌지요. 

뭐 모 아니면 도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지만 대충 어림 잡으려 해도 확실히 알아야 어림 잡아도 잡을 수 있습니다. 하하하!

남편이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리 시원치 않고 있는 돈 조금씩 까먹는 상태라고 말하더군요. 

말을 끝내시고 이내 또 묻더군요.

사업이나 장사를 하는 팔자가 따로 있느냐고. 

나는 그 부분에서는 사주 공부가 아니더라도 돈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돈 버는 사람은 어딘가 그 재주가 꽤 있어 보입니다.  

돈 버는 팔자는 따로 있다고 말씀드렸지요. 

여자분의 긴 한 숨이 세어 나오더군요. 

사주에 재물이 많은 사람이 사업가나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재물이 많다고 다 돈을 벌 수 있는 사주는 아닙니다. 옛 말에 장사꾼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지만 장사는 그만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오행의 목에 속하는 갑목과 을목이 있다. 목의 오행에 재물은 토가 오행상 재물이 되지만 토가 많다고 사업가가 되지는 않는다. 토의 재물을 살려 주는 화가 어떻게 앉아 있는지 봐야 하고 태어난 날이 힘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 여러 가지를 살펴야 하고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은 사주에서 태어난 날에 영향을 주는 용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자리에 앉아 지갑을 뒤지더니 종이를 내밀고 종이에는 남편과 자신의 명조(생년월일시)가 쓰여 있더군요. 

남편 일주가 오행에 물의 기운입니다. 전체 여덟 글자를 보니 머리가 좋은 사람 같아 보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명문대를 나오고 이름 대면 아는 회사에서 오래 계셨습니다. 불과 이년 전에 정년 퇴임을 하셨습니다.

사실 명예퇴직이었죠. 

이사나 상무까지 바라보던 분이 임원이 못되고 쫓겨나듯 회사를 나왔으니 마음이 좋지는 않았나 봅니다. 

아무리 퇴직금을 받았다고 해도 학업을 마치지 않은 자식도 있고 노후더 걱정이 되고 이래저래 먹고사는 문제가 달렸는데 ,회사에서는 명예퇴직의 보상으로 회사에서는 보험 대리점을 하나 내어 주었습니다.

요즘에는 보험이 전화나 인터넷이 발달되어 대리점의 보험 설계사 일명 보험 아줌마가 거의 사라진 직업이지만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꽤 많이 활동하던 직업이었습니다.

사주는 오행 수의 기운을 도우는 가을에 태어나 기운이 강했습니다. 공부는 아마 태어난 달의 힘 때문에 잘했을 듯하다. 재물의 힘을 키우는 불의 힘과 자신의 지위를 높이는 힘도 있지만 식신인 나무의 기운이 태어난 달과 충동하여 기운이 약해 재물의 뿌리가 상해 있어 사업은 그다지 맞지 않게 보였습니다.

그 식신의 뿌리가 약하기에 부부간의 사이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삶이 그다지 순탄지 않아 보였다. 자신이 태어난 날의 기운이 힘이 강해 고집이 많이 세게 보였씁니다. 

남편이 하는 일은 할수록 어렵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오신 분이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당분가 더 할 수 있고  퇴직금도 있을 것이고 그 정도 실력이 있는 분이면 어디 다른 곳에 보수는 적어도 취직자리는 있지 않겠냐고 하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아내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더군요. 

살면서 아내는 자신의 의견이 남편에게 번번이 꺾기는 일에 익숙해 있었다. 나이를 먹어 가며 무시하는 경향이 더 세다고 말하며 다시 눈시울을 붉히더군요. 

차를 주차 하고 바로 뒤 따라와 앉아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편 분은 눈만 껌벅껌벅거렸습니다. 흰고 단정한 얼굴에 무테 안경을 쓰고 어딘가 학자 풍의 느낌이 났습니다.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은 사업이나 장사와는 맞지 않는 사람인 게 한눈에 느껴지더군요.

말씨도 괘 점잖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자신은 회사에 짜인 조직에서는 생활을 잘했는데 갑자기 세상에 던져지니 도대체 뭘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말하더군요. 

나는 그냥 먹고 놀라는 말을 한다. 이제부터는 아내를 위해 남편의 내조를 시작할 때가 되지 않았냐고 말을 해 주었다. 사주를 봤을 때의 나이가 10년 전 이제 갓 60을 넘긴 나이었다. 그는 남편의 내조라는 말이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왜 자신이 아내가 하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녀는 거의 20년이 넘는 세월 자신의 일과 남편의 내조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고 있었다. 그녀는 지쳤고 지녀의 지친 마음은 남편이 퇴직 후에 하는 일로 비등점에 다 달아 있었어요.

아내가 밤새 마음 앓이 할 때 남편은 남자로서 할 일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생각에만 사로 잡혔나 봅니다.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남편은 오랜 직장 생활에서 오는 일이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자유로운 생각 대신 지시받고 지시 내리는 그런 일에 완전히 익숙해 있더군요. 

옛말에 장사꾼 똥은 개도 쳐다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간 쓸개 다 빼고 하는 일인데 그는 위에서 군림하던 버릇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아내의 사주를 조심스럽게 물었다. 시간은 삼십 분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은 듯했다. 

아내의 태어난 날의 오행이 토의 기운에 앉아 있었다. 대지는 어머니와 같습니다. 

어머니와 같아 많은 것을 받아 주고 참고 사는 성격입니다. 

겨울에 태어났으니 얼어 있습니다. 그녀는 그저 한 겨울 삭풍 속에 땅 속에 묻힌 작은 씨앗과 같은 사주였죠. 따뜻한 봄의 기운을 기다려야 합니다. 

다행히 태어난 시간이 낮시간이라 그녀는 그나마 기댈 때가 있었습니다. 사주에 더운 불을 기운을 잘 살려 주는 나무가 없다. 직업과 남편의 기운이 약하다. 그래서 일도 남편도 모두 힘들어 보였다. 

아내 되는 분은 그동안의 힘든 이야기를 모두 쏟아 놓았다. 

그녀의 이 한 마디에 나와 남편의 눈은 놀란 토끼 눈처럼 휘둥그레 해지더군요.

"아침에 출근할 때 일차 선을 달려요. 마주 보는 옆 차선의 이차선에 커다란 대형 트럭이 속도를 내며 달려오는 순간 차를 왼쪽으로 꺾으면 어떨까 모든 것은 한순간에 사라지겠지 하는 생각을 가끔 했어요"

그러고는 그녀는 훌쩍훌쩍 울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등을 토닥이며 쓸어내리고 있었습니다. 

그가 더 이상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그는 말없이 내 눈과 마주쳤습니다. 그렇게 고집 세게 보이던 눈빛이 어린 소년같이 맑은 빛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눈물도 그치고 내가 그들에게 감히 말씀을 드릴 순간이 되었습니다.
사주 보는 사람으로서 나도 끝을 내주어야 했기 대문입니다.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으니 물음에 답을 해야 합니다.

처음 물어본 사업 이야기로 결론을 내려 주었다. 

'하지 마시라 이제는 아내를 위해 시간을 보내시라'

'인생은 질주하는 기관차가 아니다. 때로는 휴식과 노는 일도 인생이다.'

그렇게 말을 듣고 그들이 돌아갔고 나는 늘 그렇듯이 그 사주에 잊어버립니다. 

잘 살기는 바라는 마음의 기도는 잊지 않고서요!


가끔 찾아오는 사람들에 대해 일일이 기억하기도 싫고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추운 겨울이 떠나기 아쉬워 꽃샘바람을 일으키는 어느 날 아침에 문자가 왔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말하며 시작되는 문자를 읽으니 그날 찾아왔던 선생님이셨습니다. 

그날 이후 자신도 남편도 많은 모습이 변했다면서..... 지금은 너무 잘 지내고 있다고, 행복하다고 말입니다.

그들 역시나 부부였습니다. 긴긴 세월의 깊은 사랑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안부와 함께 점심을 사 주고 싶다는 문자였습니다. 

별일 있느냐고 다시 문자를 보냈더니 그 이후 사업도 정리하고 남편의 모습이 많이 다정해졌다고 좋다고  하더군요. 

그녀도 자신을 뒤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아직은 무뚝뚝한 남편이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녀는 그날 사주를 보면서 내가 던진 말에 자신의 마음에 꼭꼭 숨겨 놓은 응어리를 속내를 모두 끄집어 놓았던 것입니다. 

어디 가서 그런 이야기 할 곳도 없었고 남편과 단 둘이 얼굴을 마주 보고 하기에는 어색했던 말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와 자신을 정화했던 것입니다. 

나의 역할은 사주를 통해 그 말을 끄집어 내도록 했을 뿐이었지요! 

식사는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는 말로 마무리하고 그들과 문자 대화를 끝냈습니다. 

겨울에 온 사람들이 봄바람을 타고 좋은 소식을 보냈던 것입니다. 봄 향기 가득한 마당으로 눈길이 갑니다.

겨울의 끝자락이 가지 않으려고 잠시 샘을 내지만 차가운 바람 속 햇살 가득한 양지에는 봄 햇살을 받은 민들레가 고개를 살포시 들고 온몸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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