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타고난 천성이 야무지지가 못해 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똑 부러지게 표현하지도 못하고 그저 좋은 것이 좋은 것이려니 하면서 살아온 날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인지 나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긍정왕이라고 하기도 하고 착하기가 이를 데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말들을 듣고 있으면 잘한다 잘한다 하는 소리에 배 터져 죽은 개구리처럼 뒤집어지는 내 마음과는 달리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해야 되는 것처럼 계속 배를 내미는 개구리가 되는 것이다.
나와 동갑내기인 시누이는 날더러 언니는 착한 병에 걸린 사람이라고 말을 했다.
시누이의 이런 말에
"고모, 그래도 난 착한 사람이 좋아."
하고 말하곤 하였다.
"언니, 빨리 그 병 고쳐. 그래야 언니가 살아.
사람의 타고 난 천성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요즘 내가 경험하고 있다.
이상하게 나의 성격이 자꾸만 삐딱 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화가 나의 머리를 쳐대고 주위의 모든 상황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나오는 내 말은 사람들에게 비수가 되어 꽂힌다.
나의 착한 병의 치료로 가장 큰 피해자는 시누이가 되었다.
여유돈 오백만 원만 있으면 좀 융통해 달라는 시누이의 문자에 나는 단호하게 여윳돈이 없어 안 되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예전에 내가 착한 병을 앓던 중이었다면 카드로 대출을 해서라도 융통을 해 주었을 텐데.
착한 병은 고쳤지만 또 다른 병에 걸린 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