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에서 그리스식 한상 차리기 2
그릭 샐러드는 마력이 있어서, 그릭 샐러드 하나만 있어도 지중해의 싱그러움을 마음으로 상상해볼 수 있는 힘을 준다.
토마토의 새콤한 맛 때문일까, 오이의 아삭함 때문일까,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이 풍부한 상큼한 드레싱 덕분일까?오레가노의 향기 탓일까? 아니면 페타치즈의 짭잘고소한 맛 때문에?페타치즈를 제외하면 그닥 특별한 것도 없는 재료들인데, 그릭 샐러드라는 이름으로 한데 모이면 정말로 그리스의 분위기가 느껴지니 신기한 일이다.
언젠가는 푸른 그리스 바다를 바라보며 그릭 샐러드를 먹어보아야지. 자취방으로 생기 넘치는 그릭 샐러드를 불러와 보자.
재료.
-방울 토마토 한 팩(기왕이면 다양한 종류의 토마토를 쓰는 것이 좋다. 방울 토마토와 큰 토마토를 동시에 쓰는 레시피도 많다)
-양파 반 개(식촛물에 담그어 두어 매운맛을 빼내고 상큼한 맛을 더한다)
-오이 한 줄(아삭한 시원함을 주는 그릭샐러드의 핵심재료이다)
-청피망 하나(청피망의 시원하고 살짝 매콤한 향이 샐러드에 생기를 준다)
-올리브유, 레몬즙(물론 생레몬이면 더 좋다), 소금, 후추, 오레가노 (생허브, 말린 것 둘다 좋다)
조리법.
1) 양파는 채썰어서 식초를 세 스푼쯤 섞은 물에 자작하니 담아서 매운맛을 뺀다.
2) 토마토, 오이, 청핑망은 적당한 크기로 썰어준다. 작은 스푼을 이용하여 오이씨를 빼주면 좋은데, 그러면 냉장고에 넣어둔 다음날에도 아삭한 샐러드를 먹을 수 있다.
3) 식촛물에 담가둔 양파는 흐르는 물에 헹군 다음에 물기를 꼭 짜내서 볼에 담는다.
4) 간단한 비네그레트 드레싱을 준비한다. 레몬즙과 올리브오일을 1:1 또는 2:1 비율로 섞고 소금을 적당량 더한 다음 포크로 잘 저어서 불투명해질 때까지 고루 섞는다.
5) (4)의 드레싱을 보울에 담은 채소 위에 얹고 후추와 오레가노를 뿌려 골고루 섞는다.
6) 마지막으로 페타치즈를 넉넉히 올려 완성한다.
페타치즈는 소금물에 담겨 있어 많이 짜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소금물을 헹구고 키친타올로 물기를 닦아주면 한국인의 입맛에 맞을 정도로 적당한 짠맛이 된다.
윤기가 자르르 도는 상큼한 그릭 샐러드가 완성되었다.
기왕 만드는 김에 빨간 토마토도 섞어서 알록달록하게 만들어볼걸 하는 아쉬움도 든다. 하지만 그러기엔 방울 토마토가 너무 비쌌다. 저것도 랩이 조금 뜯겨 할인하는 것을 3500원에 싸게 산 것이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한창 싸서 한 통에 2000원 정도 하는 철이 아니라면 방울토마토는 자취생에게 좀 사치스러운 채소이다.
어쨌거나, 지금도 충분히 예쁜데 뽀얀 페타치즈가 미모를 더한다.
토마토의 새콤함과 청피망의 미묘하게 맵고 시원한 맛, 오이의 청량감과 페타치즈의 짭짤하고 고소한 맛, 레몬즙과 올리브오일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이렇게 간단한 재료만으로 그리스 분위기를 낼 수 있다니.
그리스식 곁들이 빵, 피타 브레드와 치킨 기로에 곁들여 먹었다. 향신료향이 가득한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닭고기와 담백하고 노릇노릇한 빵, 상큼한 샐러드의 조화는 가히 삼합이라고 부를 만하다.
Bon appe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