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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유 Nov 22. 2024

평소 부정적이신가요?

마법의 주문을 알려드림.

아침마다 확언을 쓰고, 에세이식 위안서를 다독하며 마음돌보기에 시간을 할애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감사일기는 일종의 트렌드가 되어 자기개발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잡았죠. 




감사 실천이 무엇인가

감사일기는 감사했던 일을 쓰는 거예요. 그런데 과연 매일매일 감사할 일이 있나 싶거든요. 대체 뭐가 감사하다는건지!

감사가 도움을 받았을 때 생기는 마음이라면 감사를 실천하는 건 뭘까요?

통상 알고 있는 감사의 좁은 의미를 저변으로 확대해 일상 곳곳에서 느낄 수 있도록 정진하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어요. 즉, 모든 것이 나의 헬퍼임을 느끼는 것이죠.


어떤 일이라도 무조건 나쁘기만 한 건 없다고 합니다. 쥐똥만 한 좋은 점이 나쁜 것들을 뛰어넘어 정신적인 득이 생길 수 있게 하는, 어쩌면 초인적인 행위가 바로 일상 속의 감사 실천이라 할 수 있어요.



나쁜데 좋은 일기

나쁜 일은 많고 좋은 일은 좀처럼 없어 뵈는, 지극히 평범한(?) 나에게 매일매일 줄 수 있는 사랑의 쪽지, 바로 감사일기입니다.


전에는 포스트잇에 써서.. 설거지할 때 고개 들면 보이는 곳에 붙였었는데 자꾸 떼져서.. 젖고.. 찢어지고.. 버려지고.. 나의 감사들이 흑.. 그래서 노트에 씁니다.ㅎ 메모지에 쓰실 분들은 스크랩 필수요..



흔한 감사일기 한 줄

날씨가 맑아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히 지낼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드라마가 결방하지 않았음에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얼굴들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배고프지 않았음에 감사합니다.

실수했지만 성장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힘을 주는 가족들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용기 내어 발표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등등..


근데

나는 이런게 딱히 감사하지 않아서 떠오르지가 않는데 어떻게 하냐, 나쁜 일만 가득한데 어떻게 감사하냐,라고 하신다면 그냥 일기를 쓰세요. 그게 더 좋아요.


오늘을 기록하며 하루를 되돌아보면 어느 틈 안에 억지로 짜낼 감사가 있습니다. 네. 억지로 짜세요. 억지가 모여 습관이 됩니다. 습관이 모여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요. 긍정은 용기와 맥이 같아 삶을 도전적이고 진취적으로 변화시키죠.  


부정적 일화가 긍정적 사고로 마무리되는, 나쁠 했던 일기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어떻게든 좋게 마무리하고자 노오력

아이가 스스로 겨울맞이를 할 만큼 무탈하게 자라나 감사합니다.

귀신같은 딸의 손톱을 자를 수 있었기에 감사합니다.



단념은 긍정을 불러옴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어 감사합니다.

커피를 마실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요리스킬+1

생각지도 못한 나의 시간에 감사합니다.

냉장고 파먹기를 실천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희망찬(?) 미래

남편의 속마음을 알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다음번엔 이길거라 미리 감사합니다.



최악보단 차악

나를 돌봐주는(?) 가족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건강의 중요성을 한번 더 깨우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사야지'의 행복함

이어폰을 신상으로 바꿀 수 있게 돼서 감사합니다.

달릴 수 있는 건강한 다리가 있어 감사합니다.



엄마와 돈독해질 예정

글을 쓰는 사람이라 감사합니다.

예쁜 수첩 싸게 살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모기알러지가 있음을 발견. 유레카.

내 피부를 돌볼 시간을 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삼아제약 감사합니다. 주식살게요



욕 써도 블라인드 안치는 브런치에 감사

내 인생에 나쁜놈 하나 거를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복수를 펼칠 수 있는 빨간이름 미신에 감사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가정에서 알 수 없었던 부분을 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바른 길로 고쳐갈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포기하면 편하다

시간에 대한 책임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노트


글을 정독하며 내려오셨다면, 별 것도 아닌 것들로 감사를 실천할 수 있었음을 아셨을 거예요. 그리고 글이 어색하고 억지스럽더라도, 여러분이 조금은 긍정적인 사고로 변화한 것도 느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사소하게라도 좋은 일은 얼마든지 있고, 나쁘기만 한 줄 알았던 일에서도 좋은 점을 발견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그만입니다. 날씨가 맑으면 맑아서 좋고,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좋습니다. 장화를 새로 샀는데 그 해 여름이 마른장마라면 몹시 기분이 그러니(?) 비가 좀 와줘야 감사합니다. 또 전기장판이 전자파 때문에 싫었지만 막상 지져보니 따뜻해서 감사합니다. 좋게만 생각해도 모자란 인생이죠. 




우리의 뇌는 부정적인 것에 더 활발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것을 긍정회로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 바로 감사입니다. 감사할 것들을 찾다 보면 긍정성에 집중하게 되고 뇌도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겠죠.


행복은 감사하는 사람의 것이다.


고대 로마 철학자 키케로(Cicero)의 이 말처럼, 진정한 행복은 내 마음의 자세에서 비롯됩니다. 조금 더 감사하는 하루를 만들어 간다면 행복은 늘 가까이에 머물러 있을 거예요.


지금의 내것들에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는 순간에는 지나온 열등감이 끼어들 틈이 없어요. 안좋았던 오늘의 좋았던 점만 끌고가서 미래를 맞이해 보세요. 부디 여러분이 골라낸 오늘의 감사가 내일의 희망이 되어 빛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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