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스윙이더라도 끝까지 해야 해
테니스를 배운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실력이 늘었냐고?
안타깝게도 실력은 영 엉망이다. 아직도 시합은커녕 랠리도 서툴다. 6개월은 공만 주워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진짜 일 줄 몰랐다. 내 발이 얼마나 느린지, 심폐지구력은 어찌나 약한지 매번 구구절절 느끼는 중이다.
실력은 아주 느릿느릿하게 늘고 있지만 그래도 대신 테니스를 치며 보너스로 얻는 것들도 있다. 바로 레슨마다 코치님이 해주시는 말들. 분명 테니스에 대한 이야기인데 때로 그냥 내 삶에 대해 말해주는 것 같아 레슨이 끝나고 나면 괜히 곱씹어보곤 한다.
실패한 스윙이더라도 끝까지 해야 한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아마도 바로 “스윙 끝까지 해!”라는 말이다. 언젠가부터 스윙을 하다가 멈추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이다. 거리 조절에 실패해 공에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스윙을 하거나, 빗맞았을 때 이미 망한 공이라고 생각해서 스윙을 하다가 말고 멈춰버리는 것. 공을 치는 순간 대강 잘 맞췄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멈칫- 하며 그만하게 된다.
이런 나에게 매번 코치님은 “실패하더라도 일단 끝까지 해!”라고 불호령을 내린다. 안 좋은 자세로 성공하는 것보다 공이 나아가는 방향이 조금 이상하더라도 내가 스윙을 똑바른 자세로 쭉 끝까지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미 실패한 것 같은데 왜 끝까지 쳐야 하냐는 나의 물음에 코치님은 그렇게 하던 도중에 안 될 것 같아서 그만하다가는 계속 도중에 그만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아직 모든 공을 잘 쳐낼 수는 없기에 완벽하게 쳐낸 공은 적고, 그때마다 스윙을 하다 만다면 절대 제대로 된 스윙을 할 수 없을 거란 말이었다. 모든 스윙 하나하나 끝까지 바른 자세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지 성공할 것 같을 때만 끝까지 하는 건 정말 안 좋은 습관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사리지 말고 과감하게 모든 스윙을 끝까지 제대로 하라고 했다.
이 설명을 들었을 때 오랜만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괜히 내 삶에 대한 태도로 혼나는 기분이 들었다. 점점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이게 될까? 를 자주 묻게 된다. 특히 체력이나 마음의 에너지가 줄어들수록 무언가 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것만 시도하게 되고 조금만 아니다 싶어도 금방 관두게 된다. 일단 끝까지 해보기보다는 간을 보는 내게 그런 태도로 하면 아무것도 못해!라고 혼이 나는 것 같았다. 맞다. 시작했다면 그 이후에는 결과가 어떻든 사리지 말고 일단 끝까지 해봐야 한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끝까지 한 경험과 태도가 남아 다음 시도를 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조금 안 맞아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스윙이 쌓여 멋진 랠리가 될 거라 믿어본다. 헛수고로 보이는 노력이 쌓여 언젠가는 제대로 탕- 멀리 나아가게 해줄 힘이 되리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