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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리 Aug 11. 2022

공간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공간을 바꾸는 데에는 2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첫째, 공간을 어떻게 꾸미느냐. 둘째, 그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 


나의 경우 내 방을 바꿔준 것은 일기 쓰기였다. 첫 독립을 했을 때, 자취만 하면 마법처럼 멋지게 싱글 라이프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될 줄 알았던 기대와 달리 크지도 않은 6평짜리 방은 크고 무섭고 허전했다. 내가 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방. 침묵이 나를 삼키는 기분이었다. 


그곳을 나만의 안전한 동굴로 바꿔준 것은 펜 하나와 노트 한 권이었다. 일기를 쓰면 허전했던 마음도 잠시,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방 안 공기의 흐름이 달라지고 이 공간이 진짜 내 것이 된 기분. 이상하게 일기만 쓰면 혼자 있는 시간이 두렵지 않았다.


쓰던 물건에 흔적이 남듯, 보내는 시간 역시 공간에 새겨진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보이지 않아도 그렇게 하루하루 일기를 쓴 시간이 방에 쌓여 흔적을 남기며 진짜 내 공간이 되어갔다.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건 가장 쉽고 빠르게 공간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내 방이 카페, 식당, 술집, 도서관이 되는 데에는 큰 것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카페로 만들고 싶다면 카페에 어울릴 법한 음악을 고르고 커피를 내리면 된다. 내가 나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면 뭐든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면 된다. 


같은 공간이더라도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에 따라 다른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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