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지 않았는데 길을 잃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길을 잃고서도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모를 때도 있다.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 걸음을 멈추고 내가 걸어왔던 길과 걸어가야할 길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래야 정말로 길을 잃지 않는다.
<김지광 지음,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페이지78->
고집이 센 편입니다. 유들유들한 성격인 듯 보이지만 한번 결정한 일은 쉽사리 바꾸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조언도 듣기만 할 뿐 결국은 제가 선택한 일로 밀어붙입니다.
사실 잘 몰랐습니다. 누군가가 이야기 해줘서 알게 되었습니다. 고집불통이란 것을요.
이런 모습은 운전을 할 때도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확신에 차서 들어섰던 길이 잘못된 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동승한 사람은 유턴을 하자고 재촉합니다. 그런데도 직진만 합니다. 혹시나 더 빠른 옆길, 샛길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요. 저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끝까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일지도 모릅니다.
잘못된 길에 들어섰을 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는 과정이 다소 힘듭니다. 그동안 부었던 노력이 헛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느껴져서입니다. 있는 그대로 허점과 실수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미흡합니다. 모든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심이 앞서 실수를 잘 드러내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 길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잠시만 멈춰서 생각하면 다시 제 길을 찾을 시간은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잠시 멈춤이 두렵습니다.
20대의 멈춤은 방황, 30대의 멈춤은 실패라고 생각했습니다. 긴 여정의 인생길에 잠시 멈춤은 방황도 실패도 아닌 과정의 일부분인데도 말입니다. 그걸 이제야 깨닫게 된 것이지요.
잠시 멈춰 목적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할 수도 있으니깐요. 목적지가 확실하다면 잠시 멈춤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목적지가 확실하지 않다면 출발단계에서 더 정확하게 확인하고 시동을 걸어 출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시 스물살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인생의 반을 달려온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멈춰 목적지를 향해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