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노’가 무책임한 ‘예스’보다 나을 때가 있다.

by 생각잡스 유진


거절 잘하시나요?


저는 사실 거절에 서툰 사람입니다. 무엇이든 나서서 해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부탁받는 것 자체가 인정이라고 착각합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라 부탁이 많이 들어온다고 생각해서죠. 저의 능력을 알아본다고요. 그런데 그게 저만의 착각이라는 것을 나이가 들어가면서 알아차렸죠. 인정이 아닌 대신할 사람을 찾을 뿐이라는 것을요.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아서인지 쉽지 않은 부탁도 쉽게 하더라고요. 책 한 권 분량의 번역을 오렌지 한 봉지에 대신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후로도 아무렇지 않게 번역을 맡기는데 거절하지 못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제가 할 일을 끝내지 못한 경험도 많았죠. 어떨 때는 호기롭게 승낙했다가 부탁받은 일을 결국에는 해결하지 못해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긴 적도 있습니다.


‘NO!!!!’라는 그 한마디가 왜 그렇게 힘들까요?

생각해보면 인정받고 싶어서인 것 같습니다. 좋은 사람이라고요. 거절해서 나쁜 사람으로 낙인되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나 봅니다.

미숙한 거절자세는 가족들과 관계에서도 고스란히 보입니다. 좋은 아내, 엄마, 며느리, 딸, 언니의 역할을 소화하느라 지칠 때도 많습니다. 모든 일을 혼자 하고 있는 제자신에 화가 난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쉽게 고쳐지지 않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태도와 무조건적인 승낙이 타인을 더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할 수 없는 일은 빠르게 거절을 했다면 상대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기한이 다 되어서 할 수 없었다는 연락을 해서 의도치 않게 곤란한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태도는 결국 신용으로 이어지죠.

할 수 있는 일에만 흔쾌히 YES, 할 수 없는 일에는 명확히 NO를 해줘야 하는 확실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답니다. 무조건적인 YES가 세상을 잘살아가는 태도는 아닙니다.


그렉 맥커운의 에센셜리즘이라는 책에서는 본질적인 일에 힘을 쏟는 에션셜리스트가 되기 위해 ‘아니오’는 일상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거부의 방법 여덟가지 유형을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1. 거부해야하라 요청이 들어오면 잠시 말을 멈추고, 셋을 센 다음 거부하라.

2. 정중하게 부드럽게 이메일로 거부의 문구를 보내라.

3. “일정을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생각할 여유를 가지고 비본질적인 것들에 대해서 거부의사를 표현한다.

4. 이메일 자동응답기능의 이용 “저는 지금 새로운 책을 집필하고 있으며, 지금은 답신을 하기 어렵습니다.”

5. “그럼 저의 일 가운데 무엇을 빼야 할까요?” 상사의 요청을 거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이런 방법도 있다.

6. 유머의 활용, 에션셜리스트라는 소문이 나면 편하게 거부할 수 있다.

7. “당신은 X까지는 할 수 있습니다. 제가 Y까지는 해드릴게요.” 상대방과 나 자신을 모두 존중하는 방법이다.

8. “제가 하기는 어렵지만, X라는 사람은 그 일에 흥미를 보일 것 같습니다.”


그렉 맥커운의 거절법은 참고해 볼 만 방법입니다.

거절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여러 상황을 경험해봐야 다양한 거절의 기술을 익히게 되겠죠. 누구의 요청이라도 나 자신의 입장을 먼저 판단해보고 모두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의의 거절이 빠른 ‘예스’보다 나을 때가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는 것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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