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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Jul 13. 2022

계획없이 키울 계획입니다.

자녀와 함께 크는 중입니다. 

그동안에 깨달은 삶의 진리 중, 이건 찐이다 싶은게 있지.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더라.'

그래서 인생이 재밌는 거지, 사람이 살아가는 생생한 이야기, 바로 삶은 생방송,  live(리브)is live(라이브).


내 인생도 컨트롤이 안되는데, 남의 인생은 오죽하겠어. 

내 인생이라고 착각하는 아이들 인생은 컨트롤하려는 계획이 많을수록 받지 않아도 되는 상처도 받지. 

받기만 하면 다행이게. 본인만 받으면 다행, 계획은 본인 마음대로 세워놓고 기대에 부합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상처되는 말들을 하지. 상처에 상처를 남기는 계획한 삶.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다면, 아니 잘 커가도록 돕고 싶다면, 나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 돼. 

보고 배우는 게 다 어디가겠어.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며 커간다는 말은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말이야. 

내 삶에 충실하면 타인(가족포함)의 삶에 개입할 여유가 없어. 왜냐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도 아직 미완성 인생이거든. 그래서 계속해서 커가는 중이라는 걸 깨닫게 돼. 완성되지도 않은 삶이 다른 미완성삶을 완성시키겠다고 나서는 건 좀 우스운 모양새잖아. 

물론 세상물정 모르는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주는 선배로써는 괜찮아.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울때 올바름을 알려줄 정도는 정상적인 어른들이라면 모두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 


아이들이 갈 길을 먼저 앞장 서서 닦아 놓치는 마. 어떤 길로 들어서서 어떠한 세상을 만나게 될지 그 선택권은 아이들에게 줘. 그래야 꿈을 키워나가는 연습을 할 수 있어. 

또래엄마들과 학원정보 교류할 시간에 내아이에게 눈길 한 번 더 주는 게 나아. 내아이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과 아이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건 위험해. 그럴 시간에 아이를 더 관찰하고 이야기에 귀기울여주는게 나을지도 몰라. 

그리고 이런 말까진 안하려했는데, 또래엄마들도 아직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중이잖아.  본인들도 정답을 몰라. 사실은. 

몇 년 더 앞서 키웠다는 분들의 조언. 그 분의 아이들에 맞는 계획이지. 모든 아이들에게 들어맞지는 않아. 

내아이는 내가 가장 잘 알잖아. 

흔들리지마. 


아이들은 행복해. 너무나도.  친구보다 수학문제 하나 더, 영어 단어 하나 더 알지 못해도 불행하지 않아. 

그런데 그걸 모르면 불행한 것이라고, 앞으로도 불행해질 거라는 어두운 미래의 그림을 우리가 자꾸 보여주잖아. 마치 그렇게 되라는 듯. 그거 무서운 거야. 

아이들은 행복해. 그러니 불안해 하지마. 

기다려줘봐. 때되면 다 해. 공부할 아이들은 어느순간 공부의 길로 가고 그림그리고 음악할 친구들도 결국 본인이 원하는 길로 들어서더라고. 

엄마가 억지로 데려다 놓은 길에서 아니다 싶으면 언젠가는 자신의 길을 다시 내어서 가더라. 


난 그렇게 생각해.

그냥 그렇다고. 


서로 상처가 되는 계획들에 힘쓰지 말고, 

나도 크고 너희도 크는 꿈을 같이 꿔보자고. 


나는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커가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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