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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Dec 29. 2022

시골 반(半) 도시 반(飯)

라라프로젝트 일상수집일기

시도여자

무언가를 끊임없이 시도하는 여자

그게 아닌, 

마흔 중반의 지금 나이에 시골에서 반, 도시에서 반 정도를 살아본 여자라는 뜻으로 써 본 것이다. 



그렇다면

난 시골사람일까?

도시사람일까?

갑자기 드는 의문.

별게 다 의문.


강원도 동해시의 인구 10만도 채 되지 않는 바닷가 소도시에서 19년을 보내고 

도시에서 20년 이상을 보냈다.

도시에서 보낸 세월이 더 많은 나는 도시생활에 더 익숙해진 도시사람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그럼에도,

시골과 도시 정서가 고루 섞인 채, 지금도 나는 그 중간쯤 있는 또 다른 부류의 사람이다. 이방인같은. 

여전히 남아있는 강원도 사투리는 출신을 잊지 말라는 증표로 남아있다.

당황하면 할수록 무의식 중에 출신향기 듬뿍나는 강한 강원도 나라의 말이 활개를 친다. 

가끔은 재미삼아 수업 중에 강원도사투리를 사용하면 아이들 눈이 휘둥그레진다.

"북한 사람이죠?"



남편도 나와 같은 이방인. 

분명 도시에서 살아온 세월이 수년을 앞섰음에도 

여전히 회사 내에서는 경상도 사람이다. 

어리석은 부류들의 출신지역 편가르기에 생각지도 못한 피해를 입게 되어서 인지 우린 이 문제에 살짝 민감해지기 시작했다. 


어느날 밤. 

잠자리에 들기전에 남편과 나눈 대화가 갑자기 생각난다. 

"오빠, 그나마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뭐가."

"우리 아이들 말이야. 강원도도 경상도도 아닌, 경기도 출신이야. 너무 좋지 않아? 도시 사람이라고 우리 아이들은."

누군가가 들었음 코미디같은 대화이지만 우리에게는 중요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도시에서 태어난 도시사람. 확실히. 


그렇다면 우리는.

이건 여전히 숙제이지만. 

뭐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 우리와 같은 이방인같은 느낌을 가진 사람들도 있어도 나쁘지 않을 듯.

그리하여 오늘부터 나는 

시도인.



*시골 半, 도시 飯- 시골에서 반 평생을 보내고 도시에서 밥벌이는 한다는 의미입니다

시골 반(半) 도시 반(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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