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김 #3
한 번쯤 인생의 판을 통째로 엎어보고 싶지 않아?
둥지를 떠나 새로운 삶을 꾸려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이 다리를 건너면 저 다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나는 이곳에 와서 그걸 배웠다.
" 여기에서 이렇게 살아간다면 정말 행복하겠어요!"라며 부러워하는 방문자들을 향해 미소 지을 때마다 머릿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거기에서 행복하셔야 해요.'
모두의 삶에는 각자 짊어져야 할 십자가가 있다는 것을, 그 모든 일들을 말없이 겪어야 한다는 것을 이곳에서 배웠다.
패션 에디터를 관두고 지리산 시골생활 중인 작가의 얘기를 듣다 보니 인생의 판을 통째로 엎으려 안달복달했던 나의 지난 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지리산 자락까지는 엄두도 못 내고 경기도 언저리라도 나가보려 발버둥 치는 중인데 용기 있는 젊은이들이 참 많다. 막연한 시골생활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다른 이의 삶을 잠시 훔쳐보다 한소리 들은 느낌이다. 거기서 행복해야 한다고.. 그래 지금은 여기서 행복하기로 하자. 이 년 반을 버텼는데 6개월 버티기는 일도 아니다. 두 아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 내가 할 일은 중심잡기임을 알기에 오늘도 버틴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