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힘들땐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nny Oct 29. 2018

결정장애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정재승 열두 발자국 중 두번째 발자국


여러분은 결정장애를 앓고 있나요? 본인이 결정장애를 앓고 있는지 간단히 확인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법이 있습니다.


1. 메뉴를 고를 때 30분 이상 갈등하거나 타인이 결정한 메뉴를 먹는다.

2. TV 프로그램을 선택하지 못해서 채널을 반복적으로 돌린다.

3. 타인의 질문에 대부분 “글쎄” 또는 “아마도” 하고 대답한다.

4. 혼자서 쇼핑을 못하고 친구의 결정을 따른다.

5. 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피해를 받는다.

6. 인터넷에 ‘이거 사도 될까요’, ‘오늘 뭐 먹을까요’ 등 사소한 질문을 올린다.

7. 누군가에게 선택을 강요받는 것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결정장애를 얘기할 때 ‘인정 욕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할 때 내 생각보다 남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과순응 행동(excessive conformity)’이라고 부르는 태도인데요, 왜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좋으실 대로 하세요”, “저는 아무거나 다 좋아요”, “저도 같은 걸로 할게요”라고 말하는 유형이죠. 타인에게 지나치게 순응하는 건 그들의 맘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태도, 즉 인정 욕구에서 시작됩니다. 튀지 않으려는 태도, 튀었을 때 생길 수 있는 타인들의 부정적 감정을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거죠.



남들에게 항상 스마트하게 보이려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려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킬까 봐 걱정하는 마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실패해도 별일 없다는 경험을 자주 해야 합니다. 우유부단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직관을 믿으세요’라고 말해줍니다. 신중하게 고민할 때보다 직관을 따를 때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해서가 아니라, 의사결정을 안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직관을 믿고 결정하는 편이 낫다는 뜻입니다. 비교의 대상이 다릅니다. 우선순위를 두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판단 기준이 생기면 의사결정은 단순해지고 빨라집니다.




정재승 카이스트 뇌공학박사.. 처음 알쓸신잡에 봤을 때는 귀여운 곰돌이 이미지였는데 입을 여니 지식과 말솜씨 보통이 아니라 놀랐다.  역시 박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듯하다. 박사님 말하는 결정장애 어떤 것일까?  

 위 7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나요?  내경 우 확실히 결정장애는 아니다.  오히려 결정장애를 엄청 피곤해하는 사람이다.  " 우유부단함만큼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것도 없으며 그것처럼 아무짝에 쓸모없는 것도 없다"라고 버트런드 러셀 한 말을 책 도입부에 인용해 놓았는데 그도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결정장애가 늘어나는지 생각해보면 그럴만한 세상이긴 하다.  선택의 폭이 너무 넓다 보니 이 이래서 좋고 저 저래서 좋은 게 당연하다.  얼마 전 큰아들과 겨울옷을 사러 매장에 나갔는데 이것저것 둘러보다 결정을 못해서 기다리는데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하는 일인데 누군가 객관적으로 보기에 내게 이 색이 어울리는지 다른 색이 어울리는지 물어보는 정도는 자연스럽.  하지만 결국 본인이 좋아하는 색과 디자인을 골랐을 때 반품의 위험이 가장 적다. 조금 시간이 걸려도 기다려주고 마지막 타이밍에 " 멋지네.. 그걸로 사! " 한마디면 간단하다.


정재승 박사가 얘기하듯 자기만족보다 남에게 잘 보이려는 인정 욕구 커지면 남이 괜찮네 하면 따라가는 과순응행동이 반복되 나중엔 혼자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경지에 이른다.  요즘 아이들이 부모가 모든 결정을 대신해주는데 이런 문제가 자주 기인한다. 하지만 실패를 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이상한 옷도 사보 이상한 길도 가보고 이상한 친구도 만나보면서 스스로 자기 스타일을 찾아가고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키워간다면 그게 쌓여서 주관이 되고 그 주관에 따라 결정의 순간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리라.


결정장애를 만드는 건 기다려주지 않고 답을 주는 부모, 실패하지 않으려고 남의 결정을 따르는 자신에게서 시작된다.  부모로서 우리는 자식의 결정을 기다려주는 사람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실패 따위 별거 아니라고 스스로 부딪혀 좌절을 맛보고 다시 일어설 때까지 믿고 기다려준다면 장애 따위는 사라질 것이다  조금씩!

매거진의 이전글 솔직함과 정직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