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더선샤인인을 보고
쥴리엣 비노쉬.. 참 오래된 여배우다. 첫 장면부터 파격 노출로 시작하는데 영 매력이 떨어지는 건 내 생각일 뿐일까? 만 54세라는 나이에 노출신을 찍을 용기가 있다는 건 아직 건재하다는 걸 수도 있겠다. 내게 프랑스 배우 쥴리엣 비노쉬는 우리나라 영화배우 이미숙과 비슷한 이미지다. 나이를 잊은 고혹한 매력을 가지고 여전히 섹시한 50대 여배우다. 하지만 영화 렛 더 선샤인인에서 여주인공 이자벨은 예술가이나 그냥 평범한 여자로 보인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 이 사람인가 저 사람인가 헷갈리며 헤메 다니는 그런 여자.. 그녀는 아직 여인으로서 매력이 있어서인지 계속 남자가 꼬이긴 하나 매번 깨는 인간들을 만난다.
그녀가 만난 유부남, 전남편, 예술가 친구들 다 그놈이 그놈 아닌가 싶다. 왜 매번 속으면서도 새로운 남자를 찾아 헤매고 다닐까? 답답한 마음도 들고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지 묻고자 찾아간 프랑스 점쟁이(?)도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남성일 뿐인데.. 자신을 사랑하며 기다리면 언젠가 더 좋은 남자가 나타날 거다라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들으며 위안을 삼아야 하는 건가?
사실 나도 인생이 답답할 때, 앞으로의 길이 궁금할 때 철학원에 가서 몇 번 물어본 적이 있지만 매번 들을 때뿐이다. 뒤돌아 서면 잊어버리고 결국 내 방식대로 내 하고 싶은 데로 하고 산다. 그럴 거면서 뭐 하러 돈을 주고 내 인생 좀 봐달라고 쫓아다니나 한심스럽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 물어보는 게다. 뭐가 좀 달라질까요? 하고. 대한민국이나 프랑스나 인간들이 다 비슷한가 보다. 울어도 보고 화도 내보고 체념도 해보고 그러다 정 답답하면 누군가 해답을 뿅 하고 주었으면 하는 모습이 말이다. 누가 누굴 뭐라 하고 비웃을 수 있겠는가? 다 오십보 백보 아니겠는가? 개인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뭔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면 사랑에 집착하지 않고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닌 듯싶다. 사람마다 다른 성향을 가지고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니 다 각자의 고민과 각자의 해결 방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자벨에게 자신이 제일 소중하니 스스로에게 햇빛을 비추어주라 (렛더선샤인인)고 말하는 코 큰 점쟁이 아저씨에게 나라면 이렇게 묻고싶다. " 해가 어디에 있는데요? 선샤인을 내 안으로 비추는게 내 의지인가요? 외부에서 오는 건 가요? 방법 좀 알려주세요 "
부디 영화 주인공 이자벨도 내 주변의 소중한 친구들도 나도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의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길 바랄 뿐이다. 영화 자체의 감흥이 적다 보니 깊게 논할 거리가 없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냥 프랑스 여인이 사는 모습을 잠시 들여다본 걸로 만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