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100일의 기록 16

by 포근한 바람

10대 중반 이후였던 것 같다. 집으로 오는 전화를 내가 받아

"여보세요?"

하면 저쪽에서 대뜸

"저예요."

하는 일이 많아진 게.


전화 건 사람들은 전부 그에게 용건이 있는 이웃이나 친척 어른들이었다. 내가 느끼기엔 그와 내 목소리는 완전히 다른데 그렇게 비슷하게 들리나, 그들의 착각이 늘 의아하곤 했는데.

그가 떠나고 어느 날부턴가 내 목소리에서 그의 음색이 느껴지곤 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엇비슷하단 느낌이 잦아진다. 특히 큰소리로 웃을 때. 쇳소리 비슷이 가늘게 나는 그의 목소리 중 독특한 음색이 내 목소리에서도 섞여서 나곤 해서.


지난 해인가 동생에게 나한테 엄마 목소리 나는 것 같지 않냐고 물으니 동생은 뭔 생뚱맞은 소리냐는 표정으로 아니라곤 했으나 나한테는 내 목소리에서 그의 목소리가 꽤나 자주 들린다. 말을 시작하려면 으흠, 으흠, 목을 다져야 하는 일이 잦아지는 것도 비슷하고 사래 잘 들리는 거, 높은 음의 노래를 부르려면 목이 간질간질해져셔 결국 기침을 하고야 마는 것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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