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몇 주가 지나는 동안 주말 하루는 그가 있던 병실, 보호자 간이침대에서 잠을 잤다. 내내 아내 곁을 지키고 싶어하는 아부지에게 이런 식으로는 몸이 버텨주지 못할 테니 다음 날 출근하지 않는 금요일 밤은 내가 있겠노라고 설득하여.
그런데, 그런 저녁과 밤을 함께 보내며 그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내가 그와 함께 보냈던 그 밤 외의 모든 밤을 아내 곁에 있었던 아부지에게서 너희 엄마가 이런 말도 하더라, 저런 말도 하더라 하며 전했던 말들만 또렷하다.
아니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짚어지지도 않은 채 너무 아프다며 어쩔 줄을 몰라 하던 그를 위해 간호사를 부르는 일 외에는 할 수 없었던 무력감에 대한 기억 같은 거. 최악의 경우에는 암일 수도 있겠다 상상하면서 그 이후의 대처에 대해 조금씩 떠올려보았던가.
입원한 지 두어 주 사이에 몰라보게 살이 내려 평생에 한 번도 가지지 않았던 얼굴을 하게 된 그의 모습을 사실은 낯설어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충격은, 어느 날 병실에 들어섰을 때, 흐릿한 눈빛으로 그가 말이 아닌 말을 주문 외듯 외던 모습이었다.
아무에게도 설명을 못 들었으니 단지 점점 더 강해진 통증 때문에 강력하게 사용했던 진통제로 인한 환각 증상을 일시적으로 겪었던 것일 게라고 짐작할 뿐. 그 날 이후로 돌아가시기까지 그는 다시 그런 식으로 의식을 놓지는 않았다.
이따금, 허공을 보며 "하나 둘 셋, 가자! 하나 둘 셋 가자!"
라며, 앞에 있던 가족에게는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중얼거리던 저 말과 허공을 향해 있던 그의 몽롱했던 눈빛이 떠오르곤 한다. 엄마는 누구와 함께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막연히 짐작해봤던 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