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이유없이 두통이 심한 날엔, 그 마지막 날들 동안 그가 느꼈을 고통은 어느 정도였을까, 얼마만큼 아프면 늘 사는 쪽이었던 그가 차라리 죽고 싶어졌을까, 알 수 없는 감각을 더듬더듬 짚어보곤 한다. 영문도 모르게 아프다가 병원을 찾았지만 몇날 며칠을 계속해서 갸우뚱하는 의사들만을 만나는 동안 그는 어떤 마음 상태였을까.
저녁마다 찾아가는 큰딸에게, 나중에는 아파서 짜증을 낼지언정 일단은 고맙다고 꼬박꼬박 인사치레를 했던 마음의 시작점엔 무엇이 있었을까. 강한 진통제에 의존해서만 겨우겨우 잠들 수 있었던 그 밤 동안 그의 꿈 속에 등장했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미 저 세상으로 건너간 이들이었으니 서서히, 그들과 같은 시공간에 있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폐소공포증이 없었다. 그런데 거듭되는 검사와 급격한 신체능력의 저하 때문인지 어느 순간부터 혼자서 검사기구 속에 들어가 있는 일에 대해 싫다는 의사표현을 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서 MRI 찍기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렇게까지 되는 동안 그의 마음을 스쳐간 느낌들은 무엇이었을까.
바람이 차가워지고 어둠이 밀려오는 시간이 빨라지면서, 그 낮과 그 밤 동안 병실에 누워 앓는 소리를 내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그의 마지막 나날들이, 가슴을 스쳐지났다가 다시 되돌아 스치기를 반복한다. 찬 기운이 온 몸을 쓸 듯이 지나가며 체온이 서서히 떨어져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이제 그의 마지막 날들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