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100일의 기록 90

by 포근한 바람


몸이 좋지가 않아.


하루 종일 기운을 못 차리고 헤매다가, 학교 갔다 온 딸에게 말하자 딸


11월이 오고 있어 그런 거 아냐?


한다.

글쎄 그럴지도.

아닐 수도 있지만.

마음이, 애가 쓰이기는 하는 게지.


열흘. 한국인의 평균 휴가라면 긴 시간이고, 누군가의 생이 저물어 가기에는 짧은 시간. 소풍 왔다 갔다 하기에는 그 마지막이 너무 고통스러웠어서.


오래 전, 젊은 나이에 급성 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이의 마지막이 너무나 아팠어서

정을 떼고 가느라 그랬나보다

말했던 이가 있었지.


그의 고통이, 다른 이의 정을 뗄 정도는 아니었어서 다행이었을까.

그만이 겪는 그 아픔이 도무지 느껴지지 않아서 남은 이들은 각자 쓸쓸했을까.

풍성하고 어여쁜 가을의 풍경을 하나도 보지 못하고 병실의 천정만 오래 마주하다 떠나야 했던 그의 그 마지막 시간들, 중환자실의 불빛들, 그것이 그에게 어떤 느낌이었을지.

이전 29화그 100일의 기록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