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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아버지를 두어서 고생이 너무 많다

그러네요

by 양M


엊저녁, 줌으로 하는 논평에 참여했다. 과학고ㆍ영재고 학생 대상으로 자기효능감 향상을 위한 8회기 짜리 상담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자리였다. 검토의견서 제출을 위한 시간이기도 했다. 대체로 비판적 의견이었다. 긍정적으로 본 사람은 내가 유일한 듯 했다. '좋은 일..'이라고 보았다.


강박장애로 고통받는 18세, 32세 두 남자의 인생을 본다. 피하기 어려운 K고딩들의 흑역사(경쟁 구조 속에서 살아 남기)는 이 땅에 태어난 모든 학생의 숙명이 아니었던가.. 18세, D군. 잘 나가는 아버지를 두어서 고생이 너무 많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기질로 태어난 것 뿐.. 공부가 짐이다.


성적표를 자기효능감과 존재감으로 일체화 시킨 불행한 학생들이 주변에 많다. 슬픈 공교육 현장은 어쩔 수 없다 친다. 가정에서 만큼은 자녀의 자존감을 지켜줘야 한다. 부모도 '학창 시절'이라는 흑역사를 겪어 본 입장 아닌가. 어째서 "이 악물고 버티고 참으라!"고만 하는지 모르겠다.


성적표를 자기효능감과 존재감으로 일체화 시킨 불행한 학생들이 주변에 많다.



32세, 고씨. 고등학교 졸업 후 10년 넘게 강박장애를 가지고 살았다. 심리평가 결과 강박이라기 보다는 정신병 과정의 증상으로 진단된다. 사례에서 그의 가정 환경은 언급이 안되어 있다. 짐작하건데 고씨가 가진 성(性)적, 폭력적 강박사고는 가정 속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조별 토론에서 저마다 경험한 일상의 사례들을 공유했다. 자신의 얘기거나, 지인의 얘기거나 충분한 공감과 경청을 나눴다. 역시.. 상담심리를 공부하는 분들 자세는 다르다. 그 속에 동화되면서 인간을 이해해 간다. 내담자가 지닌 강박증상을 타당화 해본다. 일종의 방어기제로 참작한다.


수업이 거듭되며 깨달아 지고 또 돌이켜 보게 되는 것이 있다. 지금까지 부모님께서 내게 끼쳐 온 영향이다. 내가 자녀들에게 대물림 한 것은 아닌지 싶다. 찜찜함이 있다. 일장일단들이 있겠으나, 부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한다. '그럴 수도 있지.' 용서만 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그럴 수도 있지.' 용서만 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부경대대학원 #프로에게배운다 #세상의모든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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