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문제가 아닌데
식탁에서 식구들끼리 밥먹다가 우연하게 나온 얘기다.
딸아이는 학교 시험에 나왔다는 육십갑자 천간과 지지도 외웠고, 조선왕조 오백년 27명 왕들도 다 외워서 맞췄다. 시험에 나온다니 필수로 했겠지만 그런 걸 외는 정도로써 인문계고 갈 실력을 판정 받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엄마는 모르는 걸 본인은 알고 있다는 식으로 의기양양해 하길래(참 쓸데없는 걸 시험 본다는 생각에) 내가 물었다.
"세빈아. 우리나라가 언제 독립했지?"
"음.. 음.. 오월.. 십팔일이요."
"연도는 잘 모르겠지만, 오월 십팔일은 확실해요~" 한다.
앞에 앉은 아내 얼굴을 쳐다본다. 씹던 음식이 넘어가질 않는 기색이다. 물 한컵을 들이켠다. 한달에 구십만원씩 내고 잘 가르친다는 학원에 보내셨던 학부모님 아니신가. '쌩뚱맞게 그런 걸 물어보는 내가 잘못인가?', 시험에도 안나오는 걸 갖고 시험 잘 봐서 기분 좋은 딸을 흔드는가?
교육이란게 도대체 뭘까?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끔 하는 게 아닐까?
공교육이 입시 줄세우기에 머무는 현실이다보니 정말 필요한 것들은 학생들 스스로가 챙길 수 밖에 없다.
한 나라의 역사 교육은 시민의식을 형성하는 중대사였다.
역사를 모르는 딸에게 필요한 건, 부모의 반성 뿐이다.@
#프로에게배운다 #必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