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과 끌어당김의 법칙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여러 책을 읽고 마음공부를 하면서 절망의 끝에서 간신히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내 마음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이 삶이 한낱 꿈이자 내가 계획한 것이라는 깨달음, 세상은 시뮬레이션이고 나란 존재는 게임 속 아바타일 뿐이라는 앎은 내게 온 시련 속에 발 담그고 고통에 허우적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우쳐주었기 때문이다.
스텔라가 발달장애를 가지고 온 것이 내가 깨달음을 얻어 꿈에서 깨어나도록 하기 위해 설정된 게임 퀘스트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받아들였다. 그러나 한 번씩 찾아오는 강한 '현타'는 다시금 나를 우울 속으로 밀어 넣기 일쑤였다.
그래 좋아, 이 우주가 한낱 꿈이고 시뮬레이션이야.
이건 게임이고 나는 게임 속 아바타야.
근데 그럼 스텔라는?
내려놓는 건 좋은데, 그럼 그냥 스텔라는 발달장애인으로 쭉 살게 내버려 둘 수밖에 없는 건가?
이 세상이 시뮬레이션이고 스텔라의 상황이 내가 설정한 게임 퀘스트인 건 알겠어,
근데 아무리 이게 꿈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내 딸이 정상발달하며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 크는 걸 보고 싶어!
사람들은 '자폐'진단을 받았다고 하면 이미 그의 미래까지 단정적으로 결정지어버린다.
마치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기라도 한 듯이, 이 아이는 자폐이고 발달장애이므로 남들처럼 평범하게는 살 수 없을 거라고 못 박아버린다. 특히 아이의 자폐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그렇다.
자폐스펙트럼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정도가 경증에서 중증까지 매우 다양해서, 웃프지만 같은 자폐진단을 받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경증이냐 중증이냐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경증이면 그나마 사회에 섞여서 살아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여겨지는데, 중증인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마저의 희망도 없다고 쉽게 단정 짓는다. 대부분의 소아정신과 의사들과 전문가들이 그렇게 말하고, 부모들 역시 대부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어린아이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미래를 이미 정해진 트랙으로 못 박아버린 채 당연히 결혼도 못할 거라, 당연히 직업을 갖는 것도 불가능할 거라, 당연히 평범한 일상을 누리지 못할 거라 단정 짓는다. 그렇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생각하며 걱정하고 울고 한숨짓는다.
내가 만났던 대부분의 발달장애 아이를 둔 부모들이 그러했다. 물론 나 역시 그랬다.
스텔라의 경우는 자폐 진단에 희귀 유전자 증후군, 뇌전증까지 있었으니 말할 것도 없이 중증으로 분류되었다. 일반적인 통념으로 스텔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결혼도 못할 거고, 당연히 직업도 못 가질 거고, 당연히 독립적인 삶을 꾸리지 못할 것이라는 예정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그런데 마음 아주 깊은 한구석에서는 이런 의문이 이따금씩 고개를 쳐들었다.
왜 이렇게 쉽게 미래를 단정 지어버릴까.
왜 이렇게 쉽게 아이의 가능성을 예단해 버릴까.
아이의 미래는 정말로 모든 것이 불가능한 현실로 이미 확정된 것일까??
이러한 의문들을 마음속에 품은 채 열심히 마음공부와 명상을 하며 지내던 어느 날, 나는 그 의문에 답을 제시해 줄 해답지를 발견했다. 그건 마치 풀리지 않는 어려운 문제를 갖고 오랜 시간 끙끙대다가 어느 한순간의 영감으로 답을 찾아 "유레카!"를 외치는 심정과 같았다.
내가 찾은 답은 바로 양자역학과 끌어당김의 법칙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스텔라의 미래가 '확정'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가 지금 '중증 자폐' 혹은 '심한 정도의 발달장애'라는 진단명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그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미래로 이어질거라고 예단하지 않는다.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
'보이는 세계'보다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 방대하고 중요하다는 깨달음.
이것이 내가 찾은 답이자, 감히 말하건대 우주가 돌아가는 이치이다.
그 보이지 않는 세계(미시 세계)를 설명하는 언어가 바로 양자역학이고,
그 세계가 움직이는 원리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마치 지금껏 보이는 세계(거시 세계)를 설명하는 과학의 언어가 뉴턴으로 대변되는 고전물리학이고,
그 거시 세계가 움직이는 원리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리 법칙(뉴턴의 운동 법칙)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앞으로 내가 공부하고 깨달았던 양자역학과 끌어당김의 법칙, 그리고 그것들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래서 내 생각과 마음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 풀어보고자 한다. 사실 이 일은 여전히 막막하고 마음속 저항들로 인해 조금 꺼려진다. 연재 브런치북을 쓰기로 일단 저질러놓았기 때문에 하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그만둘까 하는 내적 갈등이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나는 과학자도 아니고 양자역학에 관한 전문가도 아니다. 따라서 내가 과연 양자역학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2. 양자역학이나 끌어당김의 법칙, 또는 영성에 관해 '미신' 또는 '신비주의'라고 치부하는 (양자역학은 엄연히 '과학'인데도 불구하고) 시각이 적지 않게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이런 글을 쓰는 게 과연 얼마만큼의 설득력이 있을까 하는 회의감 때문이다.
3. 중증 자폐아이가 '정상발달'할 수 있다는 믿음은 대개 '허황된 희망'으로 여겨지는 이 현실에서 내가 하는 말들이 비웃음을 사거나, 혹은 아이가 아파서 정신이 이상해진 엄마의 헛소리쯤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4. 내 이야기는 (통상적 의미로서)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관한 것이므로 필연적으로 현재에서는 증명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중에, 시간이 지나 내 말이 증명된 후에 글을 쓸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이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시간의 개념과 모순되는 것이고, 결국 나는 내 논리를 스스로 부정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음속 저항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만두지 않고 이어가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해보려는 시도와 용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 사람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생각이 다르므로 내 이야기가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되, 나는 그저 내 생각을 표현하면 그만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가 만든 매트릭스 속에 산다. 나에게 진실인 것이 남에게는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3. '중증 자폐아이가 정상발달할 수 있다는 믿음은 헛된 희망이다'라는 담론 자체도 어쩌면 거대한 펜듈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남들이 나를 헛된 희망에 매달리는 정신 나간 엄마라고 생각하든 말든, 나는 그저 내 길을 가면 된다.
4. 내 논리의 타당성을 위해서라도 모든 것이 결정되고 증명된 '나중'이 아니라 '지금 현재'에서 이야기를 풀어야 한다. '나중'은 존재하지 않으며 '영원한 현재'만이 존재하므로, 내가 선택한 이 한컷한컷의 현재 순간들이 모여 곧 내가 원하는 미래가 되는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5. 내가 일단 연재브런치북을 쓰겠다고 질러놓았으므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해보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망하면 어때,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는 내 신념을 고수하려는 스스로와의 약속이자 독자와의 약속이다.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에서 내가 참고했고 또 영감을 받았던 레퍼런스는 다음과 같다.
- 당신도 초자연적이 될 수 있다, 조 디스펜자
- 브레이킹, 당신이라는 습관을 깨라, 조 디스펜자
- 리얼리티 트랜서핑, 바딤 젤란드
-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김성구
- 디바인 매트릭스, 느낌이 현실이 된다, 그렉 브레이든
-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카를로 로벨리
- 의식 혁명, 데이비드 호킨스
- 잠재의식의 힘, 조셉 머피
-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나폴레온 힐
- 부의 원리, 밥 프록터
-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아니타 무르자니
- 당신이 우주다, 디팩 초프라
- 전제의 법칙, 네빌 고다드
- 1700년 동안 숨겨진 절대기도의 비밀, 그렉 브레이든
- 삶에 기적을 일으키는 질문법 어포메이션, 노아 세인트 존
- 회복탄력성, 김주환
- 왓칭, 김상운
- 영화/애니메이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소울>
- 유투브 채널: '카오스 사이언스', '안될 과학 Unrealscience', 'Dr. 김경철의 미래의학'
- 강의: 카이스트 김갑진 교수, 김대식 교수, 경희대 김상욱 교수, 박문호 박사
나는 지금 이 순간도, 나와 내 딸의 현실을 창조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