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쳐라이즈 Mar 22. 2021

엄마 생일이니까 기쁘게 가자고!

-부모를 위해 기꺼이 자신이 모은 것을 쓰는 아이

3월은 아내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그런데 올해 생일은 좀 더 특별했다. 이제 딸 둘의 엄마가 된 아내가 처음으로 맞이하는 생일. 서현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맞이했던 생일도 신기했는데 아이가 하나 더 있다니. 더 뜻깊은 생일이 아닐까 싶다.


아내의 생일을 맞이해 올해는 서현이가 특별한 것을 준비했다. 바로 따뜻한 마음씨가 담긴 편지와 식사 대접!


먼저 엄마의 생일을 알게 된 서현이는 편지를 썼다. 이제 제법 한글을 잘 읽고 쓸 수 있기에 내가 도와주지 않아도 혼자 편지를 쓴다. 내용도 제법 신경 쓰는지 누가 도와준 것 같은 내용을 편지에 담았다.

그런데 머리는 왜 따로 그렸을까? 그리다가 공간이 부족했나 보다.

편지에 이어 식사 대접도 준비했다. 그것도 초밥을 먹으러 쿠우쿠우에 갔다. 자기가 사주고 싶다며 끌고 간 쿠우쿠우!


사실 서현이는 경제교육 측면에서 집안일을 할 때 돈을 받는다.(엄청 적은 돈을...) 그뿐만 아니라 서현이가 다른 가족들에게서 받은 돈들은 직접 관리하도록 교육하고 있다.(물론 동전이나 천 원단위의 돈만 관리하고 그 이상의 돈은 서현이 통장에 있다.) 그렇게 현금으로 모아둔 돈은 서현이가 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그게 과자일 수도 있고, 서현이가 좋아하는 비타 500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날 닮은 서현이는 돈을 쓰기보다는 모으는 데 관심이 많은데 아내의 생일날에는 그렇게 모은 돈을 기꺼이 쓰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에겐 큰돈이(무려 서현이가 몇 달 동안 모은 돈의 절반이 넘게...) 사용되는 곳이기에 내가 말했다.


"아냐, 서현아. 마음만 받을게. 밥은 엄마, 아빠가 사줄게. 쿠우쿠우 가면 서현이가 돈을 많이 써야 하잖아."


이 말을 들은 서현이가 답했다.


"아빠! 엄마 생일이니까 기쁘게 가자! 내가 엄마, 아빠 사주고 싶어!"


결국 쿠우쿠우에 가서 서현이가 하자는 대로 했다. 결제를 하면서도 자기가 모은 돈으로 사줄 수 있는지 계속 물어보던 딸.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서현이가 직접 돈을 내고 잔돈까지 받도록 해줬다. 


생각해 보면 힘들게 모았다고도 할 수 있는 돈을 가족을 위해 망설이지 않고 쓰겠다고 한 서현이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든다. 아이를 잘 키운 것 같다는 뿌듯함도 느껴진 하루.


+서아는 나름 엄마, 아빠, 언니가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조용히 유모차에서 협조했다.




작가의 이전글 넘어져도 훌훌 털고 일어나는 아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