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냉정해질 시간

-분유 좀 제대로 먹여보자!

by 티쳐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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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모든 것이 낯설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부모는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그저 애가 탄다. 주위에선 우리 부부를 보고 교육자 부부니 아이 키우기가 수월할 것이라 말했지만 실전은 달랐다. 우리는 교육자이기 이전에 그저 아이를 키워본 적 없는 초보 부모였던 것이다. 아이가 울면 왜 우는지 몰랐고, 아이에게 무엇을 얼마나 먹여야 할지 몰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부부가 육아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과 남들의 조언을 귀에 새겨들으려 노력했다는 점이었다.


오늘 사건은 신생아실로 분유를 받으러 가면서 발생했다. 한 시간마다 반이나 남은 분유통을 주고 새로운 분유를 타러 가는 나에게 신생아실 간호사가 웃으며 말한다.


"아이가 분유를 잘 안 먹죠?"

"네, 막 울어서 분유를 먹이면 조금 먹고 잠들어요."

"그래도 깨워서 분유를 먹이셔야 해요. 태어난 지 4일쯤 된 아기들은 보통 분유를 40ml 정도씩 먹어요. 그 정도를 먹여야 위도 조금씩 늘어나고, 많이 먹으니 잠을 깨지 않고 푹 잘 수 있게 돼요."

"40ml 나요? 안 그래도 더 먹이려고 노력은 하는데, 조금밖에 못 먹더라고요."

"조금 안쓰러워도 참고 깨워서 먹이면 40ml 다 먹을 수 있을 거예요. 서현이도 밤에는 40ml 다 마셔요."

"!!!"

"이렇게 아이가 자꾸 깊은 잠을 못 자서 깨면 부모가 힘들어져요."

"그래도 울면 안쓰러워서..."


나는 말을 흐리며 어색한 미소를 지은채 나왔다. 그리고 아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며 곰곰이 생각해봤다.


'우리 부부와는 기껏해야 20ml씩 마시던 서현이가 밤에 내려가서 있을 땐 40ml씩 먹고 있었다는 거지?'


갑자기 지금까지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부라고 못할 건 뭐람?'


돌아와서 아내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조금은 독한 마음을 먹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20ml를 먹고 자려는 서현이의 기저귀를 확인하면서 다시 한번 깨워 분유를 계속 먹게 했다. 그런데 맙소사!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서현이가 분유 40ml를 다 마시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내리 세 시간 동안 잠을 잤다. 덕분에 우리도 꿀 같은 휴식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역시 전문가의 조언은 무시하지 말고 주의 깊게 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부모에게 온 지 4일쯤 되었다면 40ml 정도의 우유는 거뜬하단 사실! 잊지 말자!


- 매주 수요일, 교육자인 우리 부부가 4년 동안 기록해 온 육아 이야기를 펼쳐볼까 합니다.

- 추가: 당분간 매주 수요일, 토요일에 발행해보려 합니다.(기록해둔 분량이 남아서...)

-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ymkhog10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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