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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Oct 03. 2020

바람 잘 날 없는 일상

- 아이는 아픈 게 정상?

아이를 목욕시키는 시간은 부모들에게 있어 참 힘든 시간이다. 아직 어린아이를 목욕통에 넣기 전에 물 온도 맞추는 것부터 시작해 목욕 후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히 말리기까지 모든 상황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모든 것이 서툰 초보 부모라면 더 그렇다. 그래서 많은 초보 부모들이 목욕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부부도 그랬다. 아이에게 분유를 타 주거나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목욕만큼은 어려웠다. 목이라도 잘 가누면 괜찮겠는데 그러지도 못하니 목욕을 안 시켜도 된다면 시키고 싶지 않았다. 때론 물 온도 조절에 실패해 우는 아이를 볼 때도 있었고, 목을 잘 받쳐주지 못해 서현이가 물을 먹기도 했다.


하지만 목욕은 우리가 하기 싫다고 피할 수 있는 관문이 아니었다. 아이를 목욕시킨다는 것은 아이의 청결을 유지해주고, 또 하루 종일 꽁꽁 싸매여 있는 아이의 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꼭 거쳐야 하는 하루 마지막 일과였다.


이렇게 소중한 목욕시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목욕을 시킨다. 그러다 서현이에게 생긴 작은 변화를 발견했다.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작은 무언가가 나와있었다.


"자기, 이게 뭐지?"

"글쎄, 뭐 났나?"


처음에는 이렇게 ‘뭐 났나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얼굴 곳곳에 있었다. 특히 이마와 눈썹에서 보인다. 아내에게 다시 말했다.


“이것도 봤어? 서현이 이마와 눈썹에 뭐가 있네?”

“어머, 이게 뭐야? 나도 몰랐네.”

“작은 여드름처럼 생겼다.”

“혹시 자기가 서현이한테 너무 많이 뽀뽀해서 이렇게 된 것 아냐?”


솔직히 찔렸다.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보면 애정표현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게 나의 죄는 아니다. 귀여운 서현이의 죄다! 어쨌든 다음 날 다른 일로 병원에 갈 일이 있어 의사 선생님에게 슬쩍 물어봤다.


"선생님, 서현이 얼굴에 뭐가 난 것 같아요. 이게 뭘까요?"

“일단, 비립종이란 것일 수 있어요. 아이의 면역력이 낮아서 흔히 생길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이 높아지면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일단 지켜보죠.”


의사의 이야길 들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사소한 것에도 놀라는 초보 부모이기에 전문가의 의견이나 육아 선배들의 의견이 항상 필요하다. 이야기를 듣고 며칠간 자세히 살펴보니 위치가 종종 바뀌었다. 의사의 말대로 면역력의 문제인 것 같다. 이번 사건으로 하나 더 배운다.


너무 사건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 혹시나 정말로 궁금하다면 혼자서 끙끙대지 말고 차라리 의사에게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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