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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Oct 25. 2020

[한글 교육] 우리 아이 한글 시작(1)

- 부모의 관심이 필요한 교육

서현이가 태어난 지 1,687일이 된 지금, 한참 한글을 배우고 있다. 아마, 이 나이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한글 교육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지역 온라인 카페에 종종 5살 아이의 한글교육 시작에 대한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기도 했고...


물론 아이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한글교육에 정해진 규칙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올해 2월, 나와 아내가 함께 초등학교 입학을 한 달 앞둔 어린이집&유치원 8살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었는데 아이들마다 한글 습득 정도가 모두 달랐다. 아마 아이의 발달 정도 차이일 수도 있고, 부모의 관심&교육 정도도 차이가 났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글을 교육하는 것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에 나는 바로 '부모의 관심'이라는 답변을 하고자 한다. 나는 서현이에게 한글교육을 강요한 적이 없다. 내가 먼저 나서서 글쓰자고 시작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이는 오늘 자기가 생각하는 짧은 이야기를 한글로 쓰기 시작했다.(사실, 너무 신기해서 바로 글로 남기려 한다.)


서현이는 평소에도 그랬지만 주위 많은 것들에 관심을 보였다. 어린아이들이 그렇듯이 "이건 뭐야?", "저건 뭐야?"를 입에 붙이고 살았다. 이때 부모가 어떻게 대응하는 가는 아이의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 실제로 나와 아내는 계속 반복되는 아이의 질문에 최대한 자세하게 답변을 해주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어 오늘 아이가 요즘들어 왜 추워지는지를 물어봤다. 이때 자칫 "겨울이 되고 있으니까~."라고만 말하기 쉬운데, 우리 부부는 그렇지 않다. 아이가 알아듣지 못할 것이 뻔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쉬운 말을 활용해서 자전축이란 것이 기울어져있고, 그 상태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기 때문에 햇빛 받는 정도에 차이가 생겨 계절이 생긴다고 이야기해 줬다.(실제로는 훨씬 쉬운 말을 활용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려 노오~력을... 아이도 고개를 끄덕이기는 하지만 다 이해는 못 한다. 그래도 설명하려 노오~력!) 이런 노력이 쌓여 얼마 전 실시한 어휘력 검사에서 아이는 또래의 정상 발달 수준을 뛰어넘어 버렸다. 그것도 훨씬. 그렇다면 이런 관심을 통해 어떻게 한글 교육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시도한 바를 기록해 놓으려 한다. 서현이가 나중에 커서 아빠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도록 하기 위해!(교육은 내 담당이니.)


아까도 썼듯이 서현이의 경우 주위의 많은 것들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이가 글자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은 이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현이는 나와 아내, 그리고 자기의 이름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이렇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나는 아이의 관심을 글쓰기 교육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나는 서현이에게 이름을 알고 쓸 수 있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다양한 이유 중 하나는 길을 잃어버렸을 때 자기 이름을 말하고 쓸 수 있으면 경찰 아저씨가 집을 찾아줘서 우리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이는 그걸 믿고 자신을 보호할 목적으로 열심히 자기 이름을 따라 그리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렇게 한글 교육이 시작되었고 점점 범위를 넓혀 나갔다. 이렇게 부모가 글쓰기를 시작할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한글 교육의 첫 관문인 것 같다.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게 되었을 때, 다시 관심을 보인 것이 무엇일까? 바로, 부모의 이름이었다. 서현이는 자기의 이름을 쓰게 되면서 나와 아내의 이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부모는 이때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은 뻔하다. 아이의 관심을 충분히 칭찬하고, 차근차근 알려주면 된다. 이렇게 나와 아내 이름을 알게 된 이후에는? 가족의 이름으로 범위를 넓혀갔다. 철저하게 아이를 중심으로 조금씩 범위를 넓히며 새로운 내용을 학습해 나가는 과정에서 서현이는 가족들 이름 속 글자를 하나씩 익히기 시작했다.


- 뒷이야기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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