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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Nov 15. 2020

[한글 교육] 우리 아이 한글 시작(2)

-아이의 흥미를 활용한 한글 읽기 교육


서현이가 가족들 이름을 읽고 비슷하게 그림처럼 글씨를 표현할 수 있을 때 시작한 것이 관심사에 의한 읽기였다. 평소 아이를 관찰해 보았다면 아이가 무엇에 관심을 보이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부부는 글 읽기 방법으로 그걸 활용했다. 물론 부모가 단어카드를 들고 하나씩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효과적인 것은 철저하게 아이의 흥미를 중심에 둔 글 읽기. 아이의 호기심이 중심에 놓일 때 습득 속도는 부모의 상상을 초월한다. 

서현이는 공룡을 좋아하기 때문에 활용한 것이 바로 위 사진 속 공룡카드다. 평소에도 많이 가지고 놀았던 것인데 글씨에 중점을 두지는 않았었다. 그냥 공룡 모습을 보면서 다양한 모습의 공룡을 익히고 놀았는데 그 과정에서 공룡들 이름이 익숙해진 서현이의 배경지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글자 읽기 교육에 들어가기 전에 며칠 동안은 공룡의 모습과 함께 공룡 이름 부분을 손으로 짚어가며 한 글자씩 읽어줬다. 그럼 여기서 아이는 어떤 변화 과정을 거칠까? 내가 관찰한 바는 다음과 같다.


먼저, 아이는 공룡카드를 집어 들었을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이름을 말한다. 글자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것이다. 서현이의 경우 이 과정에서 틀린 것을 바르게 정정해 주면 스스로 다시 말해보면서 공룡 이름을 기억하려고 했다.


그다음으로 갑자기 특정 글자를 읽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서현이가 공룡카드 중에서 읽기 시작한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사우루스'였다. 공룡의 이름에 반복적으로 들어가 있는 부분을 자주 접하다 보니 공룡 이름에 '사우루스'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같았다. 문제는 '사우루스'로 끝나지 않는 공룡 이름도 일단 '사우루스'라고 말하려 했다는 것. 어느 정도 수정 기간을 거쳐 '사우루스'라는 글자가 나왔을 때에만 '사우루스'라고 이야기했다.


이 과정을 거친 뒤 하나씩 글자를 익혀나간 서현이. 아무래도 공룡은 비슷한 글자가 많아서 쉽게 익힐 수 있었다. 중간중간 자신이 알고 있던 글자(예를 들어 가족들 이름에 있는 글자)가 나오면 신나하면서 읽기 시작. 


이 과정을 한 2-3일 공룡카드를 가지고 놀 때 했더니 서현이가 공룡카드에 있는 글자를 제법 읽기 시작했다. 그럼 이어서 공룡카드 이름 읽기 '놀이' 시작!(아무래도 아이들은 '놀이'라고 명칭을 붙이면 더 재미있게 공부를 하는 듯) 


방법은 이렇다. 서현이가 공룡카드의 이름을 다 제대로 읽으면 맨 위에, 그리고 한 글자를 틀리면 그 밑에, 두 글자를 틀리면 또 그 밑에 놓게 했다. 기특한 건, 그렇게 10장 정도만 하고 말려 했는데 서현이는 재미있었는지 계속하겠다며 집안일을 하는 우리 부부에게 와서 자신이 제대로 읽었는지 묻고 틀린 글자 수를 알려주면 정해진 카드 위치에 스스로 놓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틀렸지만 점점 맞춰나가는 글자가 생기기 시작했고, 모든 카드를 읽었을 때 위 사진 속 카드처럼 놓이게 되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제대로 다 읽은 카드와 한 글자 정도 틀린 카드가 3분의 2 이상이었다는 것은 놀랍다.(처음한 결과가 저렇다니! 결과를 보고 공룡 카드를 활용한 글 읽기는 마무리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처음에 잘 몰라서 틀렸던 것들을 뺀다면 서현이는 하루 동안 공룡 이름에 들어가는 글자를 다 익히게 되었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이렇게 아이의 관심사를 활용해 한글 교육을 했더니 익히는 속도가 엄청났다. 추가로 주말마다 한글 교육을 20분 정도씩 해줬는데 그 과정을 통해 읽기의 정확성이라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었다. 그 내용은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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