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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Jan 26. 2021

[서아 6일째] 퇴원!

-이제 잠은 다 잤다.

시간이 참 빠르다. 서아를 낳은 지 얼마 안 지난 것 같은데 벌써 퇴원이다. 그리고 역시 현실 육아는 힘들다. 기록해 둘 시간이 없어 이제야 겨우 기록한다. 하긴, 이제 아이 둘의 아빠니 정신없는 것도 당연하겠지. 그래도 힘내서 기록하려 한다. 


오늘 일정을 간략히 기록해보자. 제왕절개 수술을 한 경우 병원에 주로 5박 6일을 머문다. 우리 역시 그랬으며 특별한 사유가 없기에 퇴원 수속을 밟아야 했다. 퇴원 수속을 밟기 전 오전 8시,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들르셔서 퇴원을 축하해 주셨다.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고 몸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마무리, 이어서 9시에 나는 짐을 싣고 집으로 먼저 왔다. 짐을 다 집에 옮겨두고 다시 병원에 갔더니 10시다. 이쯤 원무과에서 퇴원 수속을 밟으라는 전화가 왔다. 


아내와 함께 내려가서 수납을 했다. 생각했던 만큼 병원비는 나왔다. ㅠㅠ


수납을 완료한 뒤 신생아실로 가서 영수증을 보여주고 아이를 데려왔다. 코로나 때문에 나는 못 들어갔고 아내가 들어가서 준비한 옷을 건네주니 간호사 분들이 입혀줬다. 겉싸개까지 활용해서 따뜻하게 한 뒤 안고 나왔다. 이제 병원에서의 평온한 일상은 끝!


집으로 돌아와서 일단 아내는 첫째 서현이를 안아줬다. 둘째의 등장은 첫째에게 심리적으로 큰 충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최대한 첫째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고자 계획을 세웠다. 서아는 내가 안고, 아내는 서현이에게 줄 선물을 들고 가서 서현이에게 포옹과 선물을 주며 환심사기. 일단 겉으로 볼 때는 성공한 듯하다. 서현이는 엄마를 반겨줬고, 함께 온 서아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문제는 서아가 운다는 것이다. 환경이 낯선 것일까? 왜 우는지 모르지만 운다. 그래도 아이를 한 번 키워봐서 그런지 크게 당혹스럽지는 않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련의 프로세스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일단, 분유&모유를 먹을 시간인지 확인! 서아는 9시에 먹었다니 이제 곧 먹을 시간이었다. 그래서 먹이기 시작. 만약 먹을 시간이 아니라면 기저귀를 확인하면 그만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뭐 달래 보고 안 되면... 다시 노~~~~~~~~력해봐야겠지 뭐... 아이가 말을 할 때까지는 그냥 답답해도 답은 없는 것 같다. 아무튼 먹고도 자꾸 우는 서아를 안고 있으니 그동안 첫째 서현이를 돌봐주기 위해 집에 계셨던 엄마가 이야기한다.


"벌써부터 손타게 하면 이제 힘들어서 어쩌려고 그래?"


사실 맞는 소리다. 서현이는 첫째라 어쩔 줄 몰라 하며 울 때마다 안아줘서 힘들었다. 나중에는 계속 안고 있어야 했다. 내려놓기만 하면 울고... 다시 예전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났다.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하고 다짐하지만 마음이 약한 우리 부부가 과연 그 원칙을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오후 1시쯤 서아는 잠들었고, 나는 어머니를 동생네 집에 모셔다드린 뒤 다시 왔다. 3시쯤 서아는 다시 깨서 먹고 4시쯤 자기 시작. 아이가 원래 이렇게 많이 잤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잔다. 중간에 서현이가 서아를 안아보고 싶다고 해서 안게 해줬다. 물론 아내는 처음에 반대했다. 혹시라도 떨어뜨리면 안 되기 때문에... 그래도 난 서현이가 안아보게 했다.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 아이를 품 안에 안고 느낀다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현이는 서아를 한 번 안아보더니 서아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진짜 언니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을까?


서아가 잘 때 우리는 여러 가지 일들을 수행해야 했다. 아이가 울면 아무것도 못 하니 일을 빨리 수행해야 했다. 먼저 서현이 샤워는 내가 했다. 아무래도 아내 몸 상태가 별로일 테니... 설거지 같은 것도 하고 저녁도 먹었다. 서아가 깨어나면 못 먹을 거란 생각을 하며 먹을 수 있을 때 먹었다. 육아는 체력 전쟁이기 때문에 먹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어서 나도 씻고 잘 준비!


아니나 다를까? 6시가 되니 서아가 일어났다. 다시 한번 절차를 밟는다. '배고픈지 확인-기저귀 확인'은 하나의 법칙이다. 모든 일과를 끝낸 뒤 서아를 눕힌 곳 옆에서 서현이 책을 읽어주고 잘 준비를 했다. 8시에 나는 서현이를 데리고 누웠고, 아내는 서아를 데리고 누웠다. 그리고 평화롭게 잠들었다.


라고 생각했으나 서아가 운다. 서현이는 잠들 듯했으나 서아의 울음소리에 깼다. 그러고는 이야기한다.


"으~. 시끄러워. 잠잘 수 없겠다!"


그러더니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조금이나마 울음소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 그렇게 한 시간쯤을 뒤척인 서현이는 9시쯤 잠들었다. 


'서현아. 이제 시작이야. 잠은 다 잤다고 생각하렴...'


나도 서현이와 함께 버티다 어느새 잠들었고, 10시 30분쯤 서아 울음소리에 일어나 아내와 함께 서아를 달래고 육아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제 시작이구나! 현실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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