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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쳐라이즈 Feb 12. 2021

작년 서현 육아 목표 점검(1)

서현 1793일, 서아 19일

이제 곧 설날이다. 사실 2021년이 되면서 바로 작년 서현이 교육 목표를 한 번 점검해 보려고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미뤘다. 그래서 설날을 앞둔 지금 점검해보려 한다.

1. 한글

작년 목표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 한글 깨우치기였다. 작년 초 아내와 함께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논문 연구를 다니면서 느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의 한글 습득 정도가 엄청나게 차이 난다는 것을 말이다. 학군을 떠나 어떤 아이들은 유창하게 한글을 읽고 심지어 쓰기도 하는데, 어떤 아이들은 아예 글자를 구분할 수 없었다. 

물론 누군가는 '초등학교 때 익히면 되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이 질문에 나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일단 한글을 초등학교에 입학해 익히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 큰 문제가 없다면 1학년 때 대부분의 아이들이 교육과정을 통해 한글을 깨우친다. 이런 측면만 보면 미리 한글교육을 시킬 필요는 없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한다. 한글을 미리 깨우친 아이들이 아무도 없다면 모를까 아이들마다 한글 습득 정도에서 차이가 나는 이상 문제가 발생한다. 한 반에 많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현실 속에서 교사는 중간 수준에 맞게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지속적인 성공 경험을 쌓고, 동시에 누군가는 실패 경험을 쌓는다는 것이 문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성공 경험을 쌓는다는 것은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게다가 한글 습득 정도는 다른 공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학의 경우, 한글을 배우지 않았어도 한글로 문제가 제시되므로 미리 습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나는 작년에 한글교육을 시켰고, 그 결과 대부분의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철저하게 아이의 흥미를 중심에 두고 교육해야 한다는 것! 잘못된 한글교육은 아이를 오히려 망칠 수도 있다. 나 같은 경우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카드를 활용해 시작했으며 반복된 글자를 보면서 아는 글자가 생기기 시작할 때 체계적인 글자 공부를 시작했다. 예를 들어 공룡카드를 주로 봤던 서현이는 '사', '우', '루', '스'를 먼저 익혔다. 대부분의 공룡 이름에서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사'자가 들어가는 낱말 공부를 시작하는 식으로 점점 범위를 넓혀나갔다. 어느 정도 글자를 익혔다고 생각할 때, '가, 나, 다...' 순으로 학습시켰고, 이어서 '가, 갸, 거...' 순으로 학습을 했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친 뒤, 받침이 있는 단어를 시작했고, 조금 더 나아가서는 헷갈리는 단어를 공부하고 있다. 지금은 받아쓰기를 하는 단계까지 왔다. 이 과정에서 나는 서현이가 하기 싫다고 하면 바로 공부를 종료하거나 조금 더 할 수 있다고 여겨질 때에는 아이의 참여를 격려하며 공부를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금은 오래 걸렸지만(강압적으로 했다면 더 짧은 시간에 끝냈겠지만 그건 결국 학습에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이 되어 나중에 독이 될 수 있다.) 결국 한글을 어느 정도 익혔다는 것이 큰 소득이며, 이는 작년 초 아내와 함께 연구했던 검사 결과 중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인 것 같아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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