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용석 May 10. 2017

법과 디자인의 만남

'법의 시각화'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까?

'올해의 PANTONE COLOR'라는 단어가 있다고 한다. PANTONE이라는 회사에서 매년 올해의 색을 선정하는데, 바로 올해의 색상은 Greenery 색이다.


솔직히, 그림과 음악보단 글과 논리와 친한 나로서 이전엔 Greenary 색상을 보고 '쑥색' 혹은 '때밀이 수건 색'이라고 이야기했겠지만, 이젠 얘기할 수 있다. "어? 올해의 PANTONE 컬러 Greenary잖아?"


이전엔 별생각 없이 봤을 색상이 이젠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높지 않은 채도를 통해서 일상에 잘 스며들 수 있는 색깔이라는 것. 그리고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상.


내가 디자인을 비롯해 '시각 예술'에 놀라움을 느끼는 부분은 이런 부분이다. 그 무엇보다 쉽고 빠르게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사람들의 기존 인식을 바꾸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포스터' 가 있다. 다음은 본인이 최근 취미로 번역했던 해외축구 칼럼(기사)이다. 스페인 언론 MARCA의 글로, 원본은 바로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출처: http://www.marca.com/en/football/real-madrid/2017/04/20/58f8b78ee2704e13098b4625.html
위 스페인 언론사 MARCA의 칼럼을 번역한 글이다.

이렇게 긴 칼럼이 단 한 장의 포스터로 정리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최근, 한 매체에서 이 칼럼을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어냈는데 이를 보고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출처: http://www.givemesport.com/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본적인 영어만 읽을 수 있다면, 이 포스터를 통해 필요한 정보는 시각화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걸리는 시간은 단 3초. 칼럼을 읽고 있는 시간이 최소 1분이라 생각했을 때 엄청난 효율성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법' 또한 디자인과 손을 잡을 수 있을까? 두꺼운 법전에 빼곡히 적혀있는 어려운 단어들의 조합은 과연 시각화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쉽게 인식될 수 있을까?



살인죄에 관한 형법 조문은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상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기엔 쉽지 않다.


특히 2항의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과 같은 용어는 일반인에게 매우 어렵게 다가올 것이다.


직계존속은 조상으로부터 자기에 이르기까지 이어 내려온 혈족을 뜻하는데, 그 대상은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증조부모, 친외조부모 등이다. 이를 그림이나 아이콘 등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


법 조문과 법에서 사용되는 어려운 단어들을 시각화를 통해 쉽게 표현할 수 있다면 법교육의 대중화뿐만 아니라 법과 친한 시민 양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법이 법률가만의 것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깨어있는 법률가 집단은 법령을 완전 한글화 시키는 큰 업적을 이루었다. 법 조문의 한글화 다음은 법의 시각화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법의 시각화, 아무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주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