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인공위성이 되어 다시 아름다워지기까지

인공위성은 아름다운가

by 연만두

오늘도 어김없이 시골 비탈 따라 탈래탈래 집으로 들어오는데, 평소처럼 땅끝에서 암흑이 이어 붙어 별것 없어야 할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검은 지평선 끝에 발 하나를 걸친 광채가 눈길을 잡아끌었기 때문이었다. 광채 위에 밝은 점, 점 위에 빛나는 별, 하나하나 타고 고개를 치켜올렸다. 검은 도화지에 손끝으로 흩뿌린 흰 물감처럼, 장마철 거미줄에 흐드러진 물방울처럼, 널려있는 별들이 빠안히 떠올라있었다.

‘시골은 다 별로지만 이거 하나는 좋네.’

읍/리/길로 이어 붙는 주소. 편의점까지 걸어서 40분이 걸리는 동네. 하루에 10대 있는 버스를 타려면 30분을 걸어가야 하는 시골구석. 그 온갖 불편도 이 광경이면 조금은 누그러드는 듯하다.

목까치부터 이어진 근섬유가 턱을 잡아당겼기 때문일지, 나는 나도 몰래 입을 벌리고 있었다. 흐드러진 별, 제각각 다른 밝기로 반짝이는 별, 마치 어딘가에게 신호라도 보내는 것일까 싶은, 싶은?

기시감이 들었다.

‘별이 저렇게 반짝일 수가 있나?’

‘별이 저렇게 밝기가 불안정하나?’

문득 떠올랐다. Space X에서 매일 수천 개씩 쏘아 올리고 있다던 인공위성이. 아, 저들은 인공위성이겠구나.

두 눈두덩 위에 힘이 잔뜩 들어가며 있는 대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대자연의 감동을 선사하던 하늘이, 다시 보니 참으로 볼품없이 번쩍대는 램프 같았다. 동네 소품샵에서 파는 싸구려 크리스마스 전등 같기도, 멸망하는 별 같기도 했다. 나는 양껏 부푼 가슴이 내려와, 그 낙차폭에 더 실망하여 기분이 상했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 보니 그냥 예쁘다면 예쁘다고 즐기면 되지 않나 싶었다. 인공위성이라고 예쁘면 안 되나? 좋은 게 좋은 거지. 이윽고 올려다본 하늘은 종전의 아름다움을 되찾고는 웃으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음먹기 나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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