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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min lee Jan 21. 2017

31. 굿윌헌팅

로빈윌리엄스에게 감사하다

2014년 8월 11일

한 배우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 세계에 퍼졌습니다. 그리고 일제히 그를 아는 세계인들은 애도의 마음를 담아 글을 올리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배우는 바로 로빈 윌리엄스 입니다.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그의 유명세를 알기에?  그의 감동적인 연기력을 존중해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저마다 슬픔의 이유는 다양하니깐요.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리가 바로 그가 출연한 영화로 인해 치유를,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나는 그를 '치유의 아이콘'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치유의 아이콘

'굿모닝 베트남(1987, 베리레빈슨 감독)에서는 1965 년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파병된 장병들을 위로하는 방송 DJ로 위안을 주었으며, 영화 '패치아담스(1998, 톰새디악 감독)에서는 괴짜 의대생으로 소외된 아이들의 치료와 상처를 보듬는 의사역할로, '피셔킹(1991, 테리길리엄 감독)에서는 방송 DJ로 말한마디 실수로 인해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한 죄책감으로 폐인이 되어 살아가는 루카스를 위로하는 노숙자로, '미세스 다웃파이어(1993, 크리스콜럼버스 감독)에서는 이혼후 떨어진 자녀들을 위해 도우미 할머니로 변장하여 아이들을 위안하는 아버지 역할로 '죽은 시인의 사회(1989, 피터위어 감독)에서는 규율이 엄격한 학교의 학생들로 하여금 젊은 청춘의 의미를 찾도록 유도하는 선생님으로 치유의 아이콘'을 보여주었다. 그외에도 많은 영화에서 익살스럽고 감동적인 연기로, 관객으로 하여금 로빈 윌리암스 라는 배우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큰 웃음과 위안을 주었는지, 재개봉된 이 영화 '굿윌헌팅'으로 새록 새록 기억이 되살아 난다.

그리고 굿 윌 헌팅에서는 고아로 입양되어 아동학대를 당한 수학천재의 정신과 상담을 통해 주인공의 아픔을 인정하고 스스로 깨우쳐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정신과 의사이자 교수역할을 보여줬다.

수학천재, 스물, 포기한 인생

주인공 윌은 대학에서 청소를 하며 생계를 겨우 꾸려나가는 인생을 막살아가는 갓 스물된 청년이다. 외국과 다르게 우리나라에서 스물이라는 나이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온 풋내기로 인식한다. 대학을 가든, 취업을 하든 어린시절의 풋풋함과 순수함이 남는 나이 스물. 하지만 사회에서는 스물이라는 나이는 나를 스스로 책임지고, 인생의 험한 길의 첫발을 디디는 아주 중요한 시기로 인식한다.  하지만 윌은 선천적으로 아주 뛰어난 기질이 있어 책을 읽으면 그것을 이해하고 연결하여 명문대 대학생들 이상의 놀라운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수학에 대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보스턴 남부출신이라는 출신성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가방끈, 고아라는 이유로 사회이 눈치를 보고 스스로 의지를 꺾으며 동네 친구들과 술을 먹고, 즐기고, 폭력과 절도를 일삼는 부랑뱅이 인생을 살고만다.

그런 그가 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으로 유명한 '램보'교수의 눈에 띄어 천재성을 인정받고, '램보'교수는 윌의 석방의 조건으로 이행해야할 정신과 상담에 대학 동기인 '숀'교수와의 만남을 주선하면서 이 둘의 만남은 시작된다.

네 잘못이 아냐

정신과 의사 숀과 수학 천재 윌은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 보스턴 남부출신이라는 인정받지 못할 출생지역 성분, 아버지로부터의 아동학대를 견디어야 했던 지옥같은 어린 시절.  하지만 숀과 윌은 같아보이지만 다른 성격을 보이는데. 윌은 양아버지에 의해 폭력의 아동학대를 당하고, 그런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의지와 선택을 포기하는 형태를 보인다. 그래서 윌은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에 대해 반항하지 못하고 무엇으로 맞을 것인지 선택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한마디로 윌은 자기가 지금 처한 현실은, 아버지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것은 모두 '나의 책임이다'라는 인식에 의한 것이다. 이것은 '가정폭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 언어폭력으로 시작된 가정폭력은, 물리적 폭력으로 변하고, 이의 주된 원인은 가해자의 특성보다 피해자의 폭력에 대한 점차적인 익숙화, 무감각화 되어 구타의 원인을 자기의 탓으로 돌리는 특성으로 가해자로 하여금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결과를 낳을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숀은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로 부터 어머니와 여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의 선택으로 구타의 대상이 되었다.  이둘의 아픔은 비슷하지만, 후에 그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의지를 갖게되는 것은 숀이며, 윌은 이미 포기한 상태로 모든 책임을 본인에게 돌려 어린시절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인생마저도 포기하는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윌에게는 숀이 있었고, 그를 믿어주는, '숀'의 표현에 의하면 '대신 죽어줄 수 있는 친구' 처키가 있다.  거기에 사랑과 믿음으로 '영혼을 달래줄수 있는 사람' 연인 스카일라를 만나면서 이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네 잘못이 아냐' 치료의 막바지에 자신을 인정하도록 유도하는 숀의 이한마디는 21년이라는 잘못된 인생을 살아온 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부족한 면이 들어날까 유식한체 하기위해 책을 읽고, 천재적인 이해와 해설로 그 상황만 모면하기 위해 살아왔으며, 어린시절부터 해소되지 못한 분노는 충동적인 폭력행사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에 대한 죄책감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연인에게도 그의 치부를 거짓으로 포장하고, 그것이 들키자 '사랑하지 않아'라는 말로 결국엔 다시 모든것이 자신의 책임인냥 또 다시 포기하고 만다.  그러기에 숀의 이 한마디는 윌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위안을 받기위해 들어야 할 절실한 한마디였으며, 스스로 인정해야할 인생의 커다란 숙제였다.  그 숙제를 모두 해결하고 그가 선택한 것은 잘못된 선택을 되돌리는 것. 그것의 첫번째는 바로 사랑하는 연인 스카일라를 찾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가 그동안 밀려있던 숙제를 해결한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GOOD!  윌 헌팅

주인공의 이름 '윌 헌팅', 그 앞에 붙은 GOOD라는 단어는 주인공의 모든 것이 치유된 상태를 일컫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좋아진, 착한, 나아진' 윌 헌팅. 그는 이제서야 제대로 인생의 의미를 알고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게 되었으며, 친구 처키가 말한 것처럼 '내가 아침에 너를 데리러 왔을때 네가 집에 없다면 나는 엄청남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라는 충고처럼 살게되었다. 그리고 그 시작에 '숀'교수가 있었다. 그가 바로 로빈 윌리암스 였다.

사실 그가 보여준 수많은 치유의 영화들에서 치유받은 사람은 상대방만이 아닌 바로 로빈윌리암스 자신이었다. 굿윌헌팅에서는 본인과 성장배경이 비슷한 천재에게서 아내에 대한 깊은 슬픔과 아픔을 털어놓았으며, 그의 변화로 숀도 치유되는 과정이 보인다. 패치아담스에서는 소외받는 아이들을 치유하면서 불우한게 살다 자살미수까지 갔던 자신의 아픔을 치유받았으며,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는 학생들로 부터 진정한 스승이 무엇인지, 후회없는 가르침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었으며,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는 아이들로부터 상처를 치유를 받고, 피셔킹에서는 방송디제이가 연관된 살인사건에서 아내를 잃은 노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폐인이 된 방송디제이를 위로하며 스스로도 치유 받는다.  어쩌면 치유라는 것은 치유를 받는 사람만의 몫은 아닌가 보다. 그 치유를 담당하는 당사자도 그와의 공감대를 얻기위해 자신의 경험과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서로가 하나가되어 치료에 동참하면서 스스로도 치유가 되는 것인가 보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치유를 받았다. 한편의 영화로 치유를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감동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이상일 것이다. 그가 바로 로빈윌리암스 이다.

치유의 그 영화들

소개되었던 영화들의 포스터를 준비해보았다. 우리 이 포스터를 보면서 다시한번 치유받은 기억을 떠올리고 다시 한번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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