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벚꽃의 계절이다.
벚꽃을 보고 있으면 복잡한 머릿속도 일순간에 정리가 되고,
무거웠던 마음도 가벼워진다.
그래서 봄이 오면 벚꽃이 피길 목 빠지게 기다린다.
기다림 끝에 팝콘 같은 벚꽃이 여기저기서 피어나면 너무 반갑고,
생각보다 빨리 떨어지는 꽃잎을 볼 땐 한없이 아쉽다.
오늘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다가 문득 3년 전 봄이 생각났다.
어느 봄날 아침, 아침에 눈을 뜨기도 전부터 몸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목이 많이 따끔거리는데 왠지 그저 그런 몸살 기운이 아닌 거 같아서
코로나 항원 검사를 하러 갔더니 키트에 두줄이 딱!!
머리는 사정없이 어지럽고, 속은 메슥거렸다.
근데 내 몸상태는 둘째 치고, 원고를 어떻게 쓸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를 담당하고 있었기에
하늘이 무너져도 원고는 써야 했다.
하지만 도저히 원고를 쓸 컨디션이 아니었다.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든데... 원고라니...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른 작가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원고 좀 대신 써줄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근데 다들 당장은 힘들다고 했다.
하긴 나라도 선뜻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을 것 같다.
내 코가 석잔데... 내 원고 쓰기도 벅찬데 다른 작가 원고를..? 어휴~
그래도 다행히 다음날 원고는 어찌어찌 부탁을 해놓고
당장 그날 방송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어지럽고, 속은 메슥거리는 몸 상태로 두 시간 생방송 원고를 썼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싶지만...
한창 벚꽃 만발할 시기에 하필 코로나에 걸려서 사경을 헤맸던 그해 봄...
그해 봄을 생각하면 어디 아픈데 없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지금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