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인공들의 삶은 참 순탄치가 않다.
어쩜 저렇게까지 바닥을 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든 삶을 사는
신데렐라형 여자 주인공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 여주를 지켜주기 위해 웬만한 능력은
다 장착하고 있는 백마 탄 왕자형
남자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행히 주인공들 옆에는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적어도 한 명은 존재한다.
가족일 수도, 친구일 수도 있다.
특히 사는 게 고달픈 여자 주인공 곁에는
그녀와 함께하는 누군가가 꼭 있다.
그녀가 힘들 때는 자기 일인 양 슬퍼하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그 누구보다 환호해 준다.
그런 사람이 한 명만 있으면 그 어떤 난관도
거뜬히 헤쳐나갈 수 있을 거 같다.
근데 내가 걱정스러운 건 행여라도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주인공을
떠나지 않을까 하는 거다.
혹여나 주인공이 혼자 남게 될까 봐...
혼자 남게 된 주인공이 너무 슬퍼할까 봐.
그래서 그런 기미가 보일라치면
드라마 보기를 포기한다.
주인공보다 내가 더 슬퍼질 거 같아서...
이렇게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건
어릴 적 내가 마음을 붙일 상대가
할머니뿐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결혼해서 아들 낳는 걸 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할머니는
생각보다 빨리 내 곁을 떠나셨고,
할머니가 떠나고도 한동안
실감하지 못했던 나는
그 후로 오랫동안 꿈에 할머니가 나오실 때마다
서럽게 울곤 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얼마 전부터 쌀쌀맞게 행동한 게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다.
할머니가 그렇게 허망하게 내 곁을 떠나실 걸 알았다면
좀 더 살갑게 굴었을 텐데...
그리고 손녀로서 아무것도 해드린 것이 없다는 죄책감도 무거운 돌덩이가 되어 마음을 짓눌렀다.
있을 때 잘하라는 그 흔한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니구나 싶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나를 사랑해 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잘하고 있을까?
그들과 예고 없이 이별한다 해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누군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아직은 네!라고 대답할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