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문득 삶의 허무가 밀려오는 순간이 있다.
'나'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부터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의 존재가치가 희미해질 때가 있다.
정신없이 달려가는 기차가 선로에서
잠시 이탈한 기분이 든다고 해야 하나?
그런 순간이 오면 산다는 것이 문득
허망해지곤 한다.
무언가를 아등바등 붙잡고 있던 손에서도 힘이 풀리고,
애면글면 속 태우던 것들도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진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 탓일까?
몸이 안 좋아서 그런가?
평소 마주하던 풍경들이 조금 낯설어지고
사는 게 뭘까 싶어지는 일요일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