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

by 글쟁이예나

언제부턴가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며칠 쓰다가 귀찮아서 그만두곤 했었는데

쓰는 습관이 들고 나서는 꾸준히 쓰는 편이다.


근데 작년 여름인가?

멀쩡하게 잘 쓰고 있던 가계부가 사라졌다.

분명히 책상에 잘 둔 거 같은데... 엥? 어디 갔지?!

가계부를 놔뒀을만한, 아니 예상치 못한 장소에

놔뒀을 가능성까지 고려해 여기저기 열심히 찾았지만

도통 보이지 않았다.

귀신 곡할 노릇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건가 싶었다.


제법 꼼꼼하게 지출을 적어놓은 거라

그 후로 간혹 생각이 나면 집안 여기저기를 찾아 헤맸지만

헛수고였다.

근데... 이게 웬일?

이젠 더 이상 찾지 말자는 생각이 굳어질 즈음

소파 밑에서 떡하니 나타났다. 웁스~!

분명 소파 밑을 보고 또 봤던 거 같은데?^^;;


이렇게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물건이

불쑥 내 앞에 나타난 건 처음이 아니다.


비단 물건뿐만 아니라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나를 찾아올 때도 종종 있다.


그런 기억들이 안 좋은 기억일 때는 얼마나 난감한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미 부식됐을 기억들을 소환해서

자책까지 하게 된다.ㅜ


그래서 불쑥 찾아오는 기억들이

좋은 기억일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좋은 기억만 떠올리는 게 불가능하다면

아예 지난 일은 떠올리지 않는 게 상책일까?

그래서 요즘 내 삶의 모토는 '앞만 보고 직진'이다.

keyword
화, 금 연재
이전 05화무채색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