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다양한 책이 구비되어 있는 카페가 있어서
잠깐 들렀다.
그곳에서 내가 고른 책은
류시화 작가의 <인생 우화>였다.
작가는 이 세상의 엉뚱한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책에 실린 이야기들 중 인상 깊었던 건
'제발 내가 나라는 증거를 말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헤움마을에 사는 남자들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토론을 벌이다가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된다.
"우리를 구분해 주는 것은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이야"
이 말은 들은 헤르셸이라는 빵장수는
이런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럼 옷을 벗으면 어떻게 되지?"
이러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빵장수는
자신이 누구인지 분명히 하기 위해 오른쪽 손목에
붉은색 끈을 한가닥 묶고는 더 이상 다른 사람들과
혼동되지 않을 거라 기뻐한다.
하지만 어느 날 끈을 잃어버린 빵장수는
다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글을 읽고 난 후
과연 나를 나 자신이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생각해 봤지만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나일 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는 뭐지?"
* <인생 우화> -류시화 / 출판사 연금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