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상하기는 한데
최근 딸과의 대화입니다.
"아빠는 골골해서 오래 못 살 것 같아."
" 안돼! 나 나중에 취직할 때까지 아빠 죽으면 안 돼!"
"그럼 너 취직하면 아빠는 바로 죽어도 된다는 얘기냐? "
"아냐! 아냐! 그런 뜻이 아니야! "
그런 뜻이 아니라면 과연 진심은 뭘까요?
자기 취직 전에 죽어도 된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취직했는데 안 죽어도 된다는 걸까요?
이런 대화도 있었습니다.
"브런치 어떤 작가의 글을 보니까 아빠한테 간 이식을 해줘야 할지 말지 고민하더라"
"간을 이식해주는 사람도 힘든가?"
"그럼 힘들지. 수술도 해야 되고 확률은 낮지만 간 재생과 회복이 안될 수도 있지"
"그래도 아빠가 죽어가면 해줘야 되는 거 아니야?"
"우리 딸은 아빠가 필요하다 그러면 좀 떼어줄 거야?"
"물론. 나는 건강하니까 아빠한테 좀 줘도 괜찮아. 대신 간 나빠지지 않게 아빠는 술이나 먹지 마"
준다고 해도 제가 거절한 판이지만, 진짜로 딸내미가 제게 간을 줄 마음이 있을까요?
아니면 술 마시지 말라고 헸는데 계속 마셨다고 마음 바꾸는 거 아닐까요?
2020년 10월 28일
묵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