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의 문턱 앞까지 갔다가...
그동안 나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막연한 관심만 있었을 뿐, 제대로 무엇 하나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주변에 임신했던 친구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거나, 들려주었어도 나와 관계없는 일들로 치부해 버리며 나도 모르게 한 귀로 흘려 왔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얼핏 보았던 장면처럼
"감기 기운이 있는 거 같아요. (잠시 후) 우웩!"
"왜 그래 체했어?"
여자 생리 예정일이 지났음을 인지하며 스스로 임신일지도 모름을 자각.
임신테스트기로 소변 검사를 하니 두 줄! 임신 확인 후 산부인과에 다니며 초음파로 아기집을 확인한 후
그렇게 입덧과 먹고 싶은 음식을 맘껏 먹으며 배가 불러옴.
어느새 만삭. 진통이 와서 급하게 병원으로 이동.
비명을 지르며 남편 머리를 쥐어뜯는 순간! "응애~!"하고 아기 탄생
일 줄 알았다... 현실은 드라마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물론 사람마다 상황도, 컨디션도, 임신 관련 증상도 다 다를 뿐만 상대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았을 때 드는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나의 경험담을 듣고 '별 것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수 있다 생각된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대동소이(大同小異)하게 임신과 출산의 열 달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리라.
산모는 임신 후 아기를 낳을 때까지 꽤 여러 검사를 받는다. 산전 검사를 시작으로 각기 주수와 상황에 맞게 다양한 검사가 진행된다. 요즘은 임신 출산 관련 애플리케이션들이 잘 되어 있어서 이와 관련된 안내를 잘해주고 있는데, 나의 경우 '마미톡'과 '베이비 빌리'라는 어플의 도움을 받으며 출산 준비를 했다.
'마미톡'에서 안내하는 임신 주수별 검사는 아래와 같다.
4-6주: 초음파 검사, 경부암 검사, 혈액 임신 호르몬 검사, 소변 임신 테스트 검사 → 임신 여부 확인 검사
8주: 초음파 검사, 일반 혈액 검사, 혈액형(ABO/Rh) 검사, 불규칙 항체 검사, 간기능 검사, 갑상선기능 검사, B형 간염 검사, 풍진항체 검사, C형 간염 검사, 매독 검사, 에이즈 검사, 소변 검사, 성병균 검사,
비타민 D검사 → 피검사, 혈액 검사
10-13주: 정밀 초음파 검사(목투명대), PAPP-A, NIPTI, 융모막 검사 → 초기 기형아 검사
(나의 경우 고령 산모라 조금 더 자세히 검사할 수 있다는 니프티 검사로 진행하였다.)
15-20주: 초음파 검사, Quad Test, 양수 검사 → 중기 기형아 검사 (나의 경우 니프티 검사를 했기 때문에
초음파 이외 특별한 검사는 하지 않고 넘어갔던 거 같다.)
21-24주: 정밀 초음파 검사(태아 심장 초음파) → 이 시기에 아기의 내장 기관 등 생존과 직결된 혈관 및 기관
들을 면밀하게 살펴보았다.
24주-28주: 초음파 검사, 3D 입체 초음파(2차 입체 초음파), 빈혈 검사, 소변 검사, 임신성 당뇨 검사 → 임신성 당뇨 검사는 피검사로 진행이 되며 수치가 높게 나온 경우 재검을 받게 된다. 입체 초음파의 경우 병원에 따라 의무적으로는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나의 경우, 기존에 다니던 작은 병원에서는 진행하나 이전하게 된 병원에서는 하지 않아서... 2차 입체초음파까지... 진행하고 이전하였다.
30-34주: 초음파 검사
34주-36주: 일반 혈액 검사, 간기능 검사, 전해질 검사, 매독 검사, 소변 검사, 심전도 검사, 흉부 X선 검사, 혈액 응고 검사, 성병균 검사, GBS배양 검사 → 출산 전 산모 종합 검사. 슬슬 출산에 임박하여 이와 관련된 검사를 진행하는데 주로 소변 검사 및 혈액 검사로 이루어진다. 나의 경우 이 시기부터 태동 검사 및 자궁수축 검사를 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다...
36주-40주: 초음파 검사 및 태동 검사(NST) → 분만 준비 및 태동 검사로, 나의 경우 태동 검사와 자궁 수축에 문제가 있어 조산끼 판정을 받아 약 두 달 동안 꼼짝 말고 누워만 있으라고 했고, 더 악화되는 경우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임신 중기, 24~28주가 되면 반드시 해야 할 검사가 바로 '임신성 당뇨' 검사다. 임신성 당뇨는 임신 중 당뇨병이 처음으로 발견되거나 진단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최근 고령 임신과 비만 인구의 증가로 임신성 당뇨의 발병률은 해마다 1~2%씩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산모가 임신성 당뇨인 경우에는 거대아, 신생아저혈당증, 제왕절개 확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출산 후 산모의 당뇨병, 아이의 비만과 같은 병에 걸릴 위험도 커지게 되므로 평소 생활 관리를 잘해야 하고, 혈당 조절이 잘 안 된다면 심각한 경우 인슐린 치료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한다. 임산부 임당검사 방법은 2단계 접근법과(출산 전 1차 임당 검사/ 1차 통화 못한 경우 2차까지 받음) 75g 경구 당 부하 검사(임당 판정 산모가 출산 후 받는 검사)가 있다.
* 2단계 접근법: 50g 경구 당 부하 검사 시행 후, 혈당 수치가 기준치 이상이면 100g 경구 당 부하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50g 경구 당 부하검사는 포도당 시약을 섭취한 지 1시간이 지났을 때, 채혈을 통해서 혈당을 측정한다. 임산부 임당검사 방법 혈당 수치가 140mg/dl 이하면 통과, 이상이면 재검으로
100g 경구 당 부하 검사(임당 2차 검사)를 시행한다. 100g 경구 당 부하 검사는 공복, 포도당 시약을 섭취하고 1시간, 2시간, 3시간 후에 채혈을 진행한다.
* 75g 경구 당 부하 검사: 임신성 당뇨를 앓았던 임산부가 출산 6~8주에 받게 되며, 총 3번의 채혈을 진행하게 됩니다.
평소 빵과 달달한 커피를 매일 달고 살던 나는 임당 검사가 걱정되어 나름대로 하루 전날 간식을 자제하고 과일도 조금만 먹었는데... 역부족이었다. 1차 채혈 검사 결과 기준치인 혈당 수치가 140mg/dl을 훨씬 넘은 184mg/dl!!! 그래서 2차 검사를 받아야만 했고 오전 내내 병원에서 1시간 간격으로 채혈하는 번거로움을 겪여야만 했다. 물론 결과가 정산으로만 나온다면 그런 번거로움 쯤이야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하긴 했다. 제발 내가 건강한 몸으로 건강한 아기만 낳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참고 견뎌내리라!!!
1차 검사 후 3일 뒤 2차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그 기간 동안 철저하게 식단 관리를 했다. 생각보다 당이 많다는 과일 금지, 달달한 음료 금지, 과자 금지. 단백질과 채식 위주로 식사를 했고, 빵이 너무 먹고 싶을 때는... 곡물 빵 베이스에 채소가 듬뿍 들어간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사다가 먹었다. 검사 결과는 다음번 진료 때 담당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었다. 2차 결과는 통과. 그렇지만 정말 경계 수치로 간신히 통과했으며 꾸준히 관리하지 않는 경우 인슐린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공복 혈당이 95㎎/㎗를 초과하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120㎎/㎗를 초과하게 되면 인슐린 등의 약물치료를 고려하게 되는데, 담당 의사가 별다른 처방을 하지 않았다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체중이 심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며, 적절한 운동과 함께 과식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그간 일을 핑계로 스트레스받는다고 동료들과 바닐라 라테를 매일 마시고, 아침 대신 빵과 과자를 먹고, 임신했으니까 비타민 섭취를 해야 한다며 과일을 마구마구 먹고, 다시 일을 핑계로 바쁘고 피곤하다며 운동을 안 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뱃속의 아이가 제발 건강하게 자라 꼭 만날 수 있길 바라며 건강한 생활을 해야겠다고 고 결심했다.
'엄마'는 자신이 좋아하던 것도 '아가'를 위해 하지 않는 강한 의지가 있는 존재.
' 아가'는 엄마가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강력한 조력자 같은 존재.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참고 견디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건대, 엄마와 아가의 관계는 굉장히 아름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