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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비즈니스란 결국,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일이다

<디커플링 Decoupling>, 탈레스 S. 테이셰이라

by 이은영

요즘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그사이에 뉴스 헤드라이트는 '코로나 19가 미국과 중국 경제의 디커플링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문장으로 도배 중이다. 그렇다면 경제 용어인 '디커플링'이란 무엇인가? 왠지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결혼을 하면 사랑의 증표로 커플링(Coupling)을 끼는데, 디커플링이란 그것과 반대 의미를 가진다. 커플링(Coupling)은 '같아진다', '비슷해진다'라는 뜻의 '동조화'를 의미한다면, 디커플링(Decoupling)이란 반대의 의미를 가지는 de가 붙어서 '탈동조화'를 뜻하는 단어가 된다.

다시 말해 디커플링이란, 보편적인 세계 경제의 흐름과는 달리 독자적인 움직임과 경제 흐름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 용어는 크게는 국가 경제 전체에서, 작게는 주가나 금리 등 국가 경제를 구성하는 일부 요소에서 나타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탈레스 S. 테이셰이라가 8년간 연구 끝에 자신의 저서 <디커플링>을 통해 넷플릭스, 아마존, 에어비앤비 등 한순간에 시장을 점령한 신흥 기업들의 파괴 전략을 밝힌다. 500 페이지에 가까운 지면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그가 주장하는 내용은 한결같다.


1. 기술이 아닌 고객이 시장 파괴의 주범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달라지고 있다. 결국 고객이 원하는 것은 가치다.

2. 진화하는 시장의 본질, 변화하는 고객의 욕구를 명확하게 아는 것만이 파괴의 시대에서 생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3. 경쟁 업체에 집중할 시간과 열정을 고객에게 쏟아라. 고객이야말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이다.

4. 기업은 혁신을 멈출 때가 아니라 자사의 초기 성장을 이끌어준 고객의 욕구에 집중하던 눈을 다른 데로 돌릴 때 성장 정체를 겪는다.


결국 기존에 없던 신기술로 승자가 된 사례는 드물며, 파괴자로 불리는 스타트업 대부분 디스럽션 현상을 일으키는 디커플링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한다. 즉 고객의 가치 사슬의 고리를 부수는 형태로 기존 강자를 위협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탈레스 S. 테이셰이라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을 돌아다니며 또 다른 공통점을 찾아낸다.


업계에 관계없이 자원 중심적 사고가 만연한 기업이 많다. (P.368)

파괴자는 고객에게서 뽑아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뿐이다. (P.369)


책의 내용이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나 뻔한 도덕책 같아서 실망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몸집이 거대해진 기업은 어느 순간 고객을 돈으로만 보며, 비즈니스를 전쟁터로 인식한다. 그들도 처음에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아름다운 구호를 외쳤을 테지만, 자원 중심적 사고로 바뀌는 순간 한낱 상술에 불과해진다. 초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탈레스 S. 테이셰이라는 결말을 향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와 인간 내면을 통찰한다.


기존 기업의 임원이 결정을 내릴 때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지를 보면 이들의 사고방식이 드러난다. (P.369)

기업이 그리고 기업의 지도자들이 현재 전쟁을 하고 있고 적을 '죽이기' 위해 무기를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라 인식한다면 이는 그들이 고객을 단지 전투에서 이긴 대가로 받는 트로피로 간주하거나 아니면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희생시켜야 하는 손실 정도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고객은 주류가 아닌 주변부로 밀려나고, 경영진은 보통 역효과를 낳는, 때로는 스캔들로까지 이어지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면서 경쟁에만 몰입한다. 한 심리학적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특정 상황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인식하는 세상과 덜 공격적인 상태에서 인식하는 세상은 다르다고 한다. (P.436~437)

상대편을 배움과 영감을 얻는 대상, 심지어는 협력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존중한다. 그렇게 하면 더 멋진 경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결국에는 모두에게 더 나은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 (P. 439)


나는 디커플링을 읽으며 내 삶의 태도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았다. 오랫동안 사업을 하던 엄마에게 늘 들어왔던 말과 나의 경험에서 깨달은 바를 조합하여 기회가 올 때마다 습관화시키기 위해 실천 중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남긴다.


'나만 이득을 취하려는 태도는 이기적이기에 종국엔 망하고, 상대만 이득을 취하게 하려는 태도는 어리석어서 그 또한 망한다. 그러나 너와 내가 함께 성장하려는 태도는 지혜롭기에 성공할 것이다. 지혜는 바로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성공하는 삶이(비즈니스)란 결국,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자아 성찰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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