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집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데
이 회사 역사가 100년이 넘어
이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해오던 방식이야
오래되었다거나 전통이 있다고 하면 우리는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왜 오래된 것 혹은 전통이 있는 것들에 신뢰를 부여하는가? 생각해보니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암묵적 합의들이 있다.
질이 좋기 때문에 오랫동안 버텨왔다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것은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시간의 테스트는 철저하다
위와 같은 가설들에 동의하는가?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나는 이 '오래됨', '전통'이라는 것에 엄청한 함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도 늘 실험하고 검증해야 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트렌드가 빨리 변할 때는. 10년 전에는 맞지만, 지금은 아닌 경우가 많아 졌다. 아니 시간의 속도를 감안한다면 '어제는 맞지만, 오늘은 틀리다' 정도로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역으로 과거에는 틀렸지만 오늘은 맞는 것들도 많다.
3대째 내려오는 식당 중에는 맛이 좋아 3대가 아니고 맛은 보통인데 자식들이 지 밥그릇 지가 못찾아서 그냥 이어받아서 하는 경우도 많다.
질이 안좋아도 그냥 계속 생산하고 싼 가격에 팔면 누군가는 쓰니까 100년이 유지되는 제품도 있다.
필요는 하지만 삶에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은 시간이 지나도 실험당하지 않고 그대로 오랜 기간 동안 써오는 방식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개인으로서 현재를 살아갈 때는 '독학력'이 중요하다. 본인 스스로 학습 능력을 잃고, '전통'에만 의존해서 쉬운 판단을 내리면, 오늘 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럽이 대부분이 그렇지만 영국 에딘버러의 건물들은 보통 300-400년 되었다. 도시 자체, 건물 자체가 유네스코 문화재이기 때문에 건물소유주라 하더라도 정부에서 정해준 가이드라인에 따라서만 엄격하게 고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이 관리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런 건물들이 멋있지만, 막상 들어가서 살아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엘리베이터도 없고, 계단도 좁고, 겨울에는 외풍이 심해서 난방비도 많이 나오고, 오래되었기 때문에 집 어딘가에는 구멍을 파고 쥐가 살고 있다. 누가머래도 새로 지은 집이 수백년된 건물보다 훨씬 편하고 좋다.
오래된 것이 더 좋다면, 계속 오래된 것을 쓰면 되는데, 그렇지 않고 우리는 신제품을 쓴다. 아주 오래전부터 해오던 방식에 집착했다면 우리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재활용이 가능한 로켓발사 서비스), 심지어 개발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비트코인, NFT 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 기술들이 대한 논쟁들이 많지만, 이 기술들의 이면에는 기존 시스템과 다른 세계관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방식에 의해 실험되고 검증된다.
크립토코인 시장에 대한 논쟁이 엄청나게 많다. 특히 최근의 테라의 루나 사태가 블록체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코스닥 시장은 어떤가.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들의 주식들이 코인 거래소의 코인들보다 얼마나 나을지 나는 쉽게 장담할 수 없다. 증권거래소 상장 회사들이 테라의 루나 사태 만큼의 사고를 친 사례는 조금만 찾아봐도 얼마든지 나온다.
어찌보면, 코스닥 거래소는 전통이고, 코인거래소는 실험이다. 전통의 시각에서 보면 코스닥은 맞고, 크립토는 틀리다. 삼성전자는 맞고, 비트코인은 틀리다. 박물관의 전시되어 있는 미술작품은 맞고, 오픈씨(opensea)에서 보는 BAYC, 메타콩즈 NFT 작품은 틀리다.
그러나 나는 3년후에 어떤 결론이 날지 아직 판단이 안선다. 그래서 계속 독학하고, 여러 방식으로 직접 실험을 한다. 전통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 마지막으로 코인 시장, NFT시장을 옹호하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