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
일반인들이 운동을 시작할 때 자극을 받는 것은 다이어트 이든지, 아니면 우람한 근육질을 자랑하는 몸매이다. 특히 후자처럼 되는 것이 동기부여가 될 때는 그 선수들이 하는 운동 루틴을 따라하려고 한다. 그런데 왠만큼 열심히 해서는 그 루틴으로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오히려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그 베이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4개월 정도는 특정 부분에 집중하는 운동이 아니라 전신 운동을 통해서 몸의 베이스를 많이 바꿔줘야 한다. 사실 그것만 잘해도 몸은 자연스럽게 변하기 시작한다.
헬스장에는 몸이 좋은 사람이 많을까, 뚱뚱한 사람이 많을까. 상식적으로는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이 와야하니까 뚱뚱한 사람이 많아야 되지 싶다. 그런데 헬스장에 오는 사람들 중에 80%정도는 딱봐도 몸이 좋은 사람들이다. 나머지 20% 정도가 뚱뚱하거나 운동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몸과 건강을 이미 관리하고 있는 사람들이 헬스장에 온다. 뿐만 아니라,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체형을 보면 이 사람이 자기 몸에 대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운동을 하고 있는지가 보인다. 어떤 사람은 상체 벌크업을 하고 있고, 어떤 사람은 전신 밸런스를 추구하고, 어떤 사람은 날씬한 체형을 추구한다. 어떤 사람은 팔의 두께에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다. 몸이 운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목표(goal)와 의지(will)가 어떻게 형상화되는지를 보여준다. 가끔은 인생도 몸이 보여주는 것처럼 형상화되는 것이 보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주일에 몇 번씩 보게 되는 닉이라는 트레이너가 있다. 여러 트레이너들의 클래스들 참여하다보니 자연스레 트레이너들의 성향과 일하는 자세를 관찰하게 된다. 그런데 닉이라는 친구는 유독 정해진 클래스 시간을 초과해서 끝나기 일쑤다. 마지막 3,4분 정도는 대충 마무리하면서 일찍 끝낼 수도 있는데 이 친구는 끝까지 짜내다 못해 훌쩍 넘겨서 끝내줄 때가 많다. 본인 스스로 가르쳐 주는 것을 즐긴다. 궁금해서 너는 왜 이렇게 열심히 가르치냐고 물어봤더니, 자기는 이 일이 재밌단다. 벌써 10년 이상 했는데도, 이 일이 즐겁고 자기 스스로 건강이 잘 유지되어서 좋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이길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가 충만하게 되면, 자꾸 고강도 위주로 운동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가벼운 덤벨을 들거나 스트레칭 같은 저강도 운동을 할때는 이 운동이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인지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그런데 고강도 만큼 저강도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보니, 계속 고강도로 몸을 훈련시키면 몸 상태를 팽팽하고 긴장된 상태로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릴렉스해주고, 긴장을 풀어주는 쉬운 운동을 통해서 근육도 쉬고, 회복을 하게 된다. 우리에게 잠이 필요한 것처럼 운동도 저강도 운동이 필요하다. 일이라는 것도 그런 것 같다. 계속 난이도가 높은 일에만 치여 있으면, 지치고 번아웃이 되기 마련이다.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일들도 일과에 들어가 있어야 된다. 그런 일들도 전체적으로 보면 보약이다.
지난 8주간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의지에만 의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의 매일 클래스에 들어가서 트레이너가 하라는대로 따라했다. 여러 사람들이 같이 할뿐만 아니라 트레이너가 지켜보고 있으니, 안할수가 없다. 나혼자 하라고 했으면 하지 못했을 운동량과 강도를 단순히 클래스에 참여함으로써 지속할 수 있었다. 이미 여러번 들었던 데드리프트 워크샵도 계속 신청을 하고 참여한다.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하는 이유는 그때마다 배우고 연습하는 것도 있지만, 나의 의지에만 의지하지 않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