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둔 공간이 있나요

빡빡하게 살아도 일이 잘 안되는 이유에 대한 고찰

by 독학력 by 고요엘

삶이 너무 촘촘한 사람들하고는 무엇인가를 같이 하게 되지 않는다. 과거에 다 해봤고, 지금도 너무 바쁘고, 앞으로 뭘할지가 너무나 명확한 사람들이다. 왜냐면 같이 할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억지로 짜맞추지 않으면 좀처럼 무엇인가를 같이 해보기가 쉽지 않다. 나도 그런 사람이었다. 돌이켜보면 1년 계획, 5년 계획, 10년 계획, 20년 계획 다 있었다.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해서 더할나위없이 구체적인 계획들도 있었다. 그런데 한가지 착각한 것이 있었다. 내가 세운 계획대로 되어가야 일이 성공한다는 착각. 얼마나 세상을 만만하게 본 착오였는지 모른다.


최근에 브랜드 두 개를 런칭해서 순항중인데, 시작의 계기가 간단했다. 파트너가 된 사람도 시간이 있었고, 나도 시간이 있었다. 서로가 관심있는 분야였다. 큰 돈을 투자할 필요도 없었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필요도 없었다.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좀 섞으면 될게 보였다. 누가 더 일을 많이 할지, 누가 더 이익을 많이 가져갈지 크게 쟤보지 않았다. 반반 나누기로 했으면, 내가 60%이상 기여한다고 생각했다. 공통점 중의 하나는 두 비즈니스 모두 두 번 정도 만나보고 아이디어도 생기고, 바로 구체화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과 즈니스 논의차 두 번 만났는데 어떻게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답이 안나오면, 아직 그 사람과는 때가 아닌 것이지 싶다.


세워둔 계획, 자기만의 철학, 자기가 생각하는 그 무엇에 몰입하는 것이 오히려 유연성과 가능성을 닫아버릴 때가 많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 때가 있었다. 엄밀히 얘기해서 계획은 세울 수 있지만,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는 기껏해야 나의 시간과 행동 양식 정도이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계획이 목표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계획은 어찌보면 자기 관리를 위한 것이지 타인이나 상황 관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계획 자체가 기회의 문을 열어주지도 않는다. 기회는 백지상태로 열어둔 공간을 통해서 타고 들어올 때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비워둔 공간은 낭비하고 있는 비효율의 공간이 아니라 가능성의 공간이다. 그래서 계획에는 항상 빈공간을 만들어두어야 한다. 에게 현재 비워둔 공간이 없다는 것은 열심히 살고 있다거나 잘나가고 있다는 뜻이 아니고 내가 공간의 주인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다. 주인은 결정하면 비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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