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생의 주기를 꼭 닮은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

by 서빈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를 ‘움직이는 명상’이라고도 말한다. 호흡, 자세, 응시, 이 세 가지 요소가 수련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 수련은 한 호흡에 한 동작만을 하며, 각 동작마다 응시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수련이 불가능하다. 혹여 머릿속에 잡생각이 많은 상태로 매트 앞에 섰더라도, 수련에 들어가면 점점 집중력을 잡아가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마음이 고요한 상태를 좋아하고, 이를 행복의 기준이라 생각하는 나는 그 때문에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 수련을 가장 좋아한다.



2013년, 처음 이 수련을 할 당시엔 일을 핑계로 매일 수련하진 않았다. 주 2~3회 한 시간 타임의 아쉬탕가 레드(led)수련 만으로도 만족을 하던 때였다. 전통적으로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는 주 6회 수련을 권장하지만, 여러 책에서 설명하듯 초보자들은 일주일에 3일 정도의 수련이 적당하다. 수련을 꾸준히 이어가며 횟수를 하루씩 늘려가 주 6회 수련 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 또한 이 케이스에 해당한다. 이제는 왜 주 6회 수련을 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너무도 알 것 같다.


미국 뉴욕의 공원 ‘Bryant Park'


일단 수련을 하지 않으면 몸이 더 피로하다. 수련을 통해 에너지를 많이 받는 편이라, 귀찮아서 수련을 안 하거나 일 때문에 못한 날은 좀 더 빠르게 체력이 방전된다. 잡생각 또한 정리되지 않고 머릿속을 떠돌기 일쑤다. 그래서 결국 또 매트 위에 서고야 만다. 현재 나는 프라이머리 시리즈의 마지막 고지 앞에 서있다. 두 번째 시리즈인 인터미디어트(intermediate)로 가기 위해선 일종의 관문 같은 자세가 있는데, 그건 바로 마리챠아사나D(marichasanaD, 현자 마리치에게 헌정하는 자세D)와 숩타 쿠르마아사나(supta kurmasana, 잠자는 거북 자세)다.



올해 초 요가 지도자 과정 교육을 등록하며, 이 두 자세만큼은 수료 전에 꼭 완성해보자 목표를 세웠었다. 아니, 실은 완성까진 아니더라도 두 손이 잡힐 듯 말 듯 스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더 맞겠다. 그만큼 지난 몇 년간 극복하지 못한, 나에겐 큰 도전과도 같은 자세였다. 다행히 물리적 방해꾼(?)이었던 복부 지방이 조금씩 빠지며 마리챠아사나D는 ‘얼렁뚱땅’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또한 손이 아닌 손목을 잡아야 완벽한 완성이라 말 할 수 있겠지만.) 이제 남은 녀석은 단 하나, 숩타 쿠르마아사나다.



아쉬탕가 마이솔 수련을 꾸준히 한 덕분에, 두 발을 목 뒤로 건채로 이마가 바닥에 닿는 데까진 가능해졌다. 하지만 등 뒤로 감은 두 손이 좀처럼 맞잡히지 않는다. 체감 상으론 한 1~2cm정도의 간격인데, 이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게 수료식을 앞둔 지금은 꽤나 아쉽기만 하다. 선생님은 옆에서 될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데, 정녕 안 되는 컴업(come up, 후굴 올라오기)도 마찬가지. 이 자세는 정말이지 절대적으로 감이 없다! 덕분에 매번 튕기듯이 올라와 선생님의 어깨나 허리를 붙잡고 휘청하는데, 그때마다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컴업은 내 욕심보단 나 때문에 고생 중이신 선생님께 죄송해 부디 빠른 시일 안에 안정적으로 올라오고 싶다.


미국 뉴욕의 공원 ‘Bryant Park'


어찌됐든 오랜 시간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 수련을 하며 느낀 것 중 하나는 1단계 프라이머리 시리즈 자체가 ‘생의 주기’를 꼭 닮았다는 점이다. 크게 선 자세, 앉은 자세, 후굴과 마무리자세로 나뉘는데, 이를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선 자세는 비교적 자세를 익히기가 쉽고 빠르게 흘러간다. 청년기 또한 뭐든 배우기 쉬운 시기지만 시간이 매우 빨리 흘러가지 않는가. 하지만 다 됐다 싶어 긴장을 놓았을 때 고비는 찾아온다. 한 순간 집중을 놓치면 바로 휘청하고야 마는 웃티타 하스타 파당구쉬타아사나(utthita hasta padangusthasana, 뻗은 손으로 엄지발가락 잡는 자세)를 그 때에 비유할 수 있겠다.



앉은 자세는 힘과 유연성이 동시에 필요한데, 이는 심신의 힘과 유연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장년기와도 같다. 특히, 마리챠아사나D부터 쿡쿠타아사나(kukkutasana, 수탉 자세)구간처럼 힘들지만 극복하면 꽤 짜릿한 일들이 인생에서도 펼쳐지지 않을까 나름 기대도 된다. 그리고 노년기는 다시금 사바아사나(savasana, 송장 자세)로 가는 여정일 테지. 내 바람은 부디 프라이머리 시리즈만큼은 할머니가 돼서도 수련을 이어가는 것. 뭐, 정 힘들면 도구의 도움을 받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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