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정기 Jul 18. 2016

VidCon2016 리포트

비드콘을 다녀와서 얻은 MCN에 관한 7가지 인사이트

지난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온라인 비디오 산업박람회이자 축제인 비드콘(VidCon2016)이 열렸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이번 행사는 2만여 명의 크리에이터(Creator), 팬(Community), 산업 관계자(Industry)들이 참가하였는데 행사를 며칠 앞두고는 크리에이터 및 산업 관계자 티켓이 매진되어 암표가 횡횡하기도 하였다.


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행사에 참가하였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시장(특히 미국)이 지난 1년간 어떻게 진화하였고 어떤 결과물들을 만들어 냈는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미국 푸드트럭이 그립기도 했다)


비드콘이 열리는 애너하임 컨벤션센터 전경. 올해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현수막으로 뒤덮였다.


비드콘에서 오고 가는 담론들은 미국의 미디어 환경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 얻은 시사점들을 한국 디지털 시장에 직접 대입하기는 어렵다. 최소 10배 이상의 차이 나는 이 두 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그래도 2박 3일간의 비드콘에서 제시되는 아이디어, 비전, 사례 들은 많은 영감을 준다. 이러한 행사를 할 수 있는 미국의 시장 크기가 마냥 부럽기도 하면서 이를 통해 국내 시장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내년에는 저 자리에서 서보고 싶다는 포부도 가져볼 수 있었다. 뭔가 내가 모르는 새로운 것이 이곳에는 있지 않을까 하는 보물을 찾는 설렘과 궁금증으로 2박 3일간 행사장 이곳저곳을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리고 이 중 주요하게 다루어진 주제 몇 가지를 추려 정리해 보았다.




1. VidCon2016 키노트: Quality and Community

올해도 마찬가지로 비드콘의 창립자인 VlogBrothers의 키노트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2015년 키노트에서는 크리에이터들 및 MCN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한 ‘수익성’과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면 2016년에는 ‘콘텐츠의 질’과 ‘커뮤니티의 질’의 향상을 위한 노력이 강조되었다.


(이는 3일간의 Creator 및 Community Track의 주제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드콘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키노트 시작 전

지난 몇 년간 이 시장이 돈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콘텐츠와 팬덤의 질을 높여 보다 수익성 높은 산업을 만들어내겠다는 포부 랄까.


더불어 이 날 오후에는 유튜브 대표 수전 워치츠키의 키노트가 이어졌다. 그녀는 ‘Community’, ‘Creation’, ‘Creative Ambition’ 이 세 가지를 강조했는데, 이는 비드콘 창립자들의 키노트와 괘를 같이 한다. 특히, Creative Ambition에서 YouTube Red 라인업을 발표하며 유튜브가 더욱  적극적으로 퀄리티 높은 콘텐츠들의 제작에 관여할 것을 내비쳤다.




2. Original Content: MCN을 넘어 'Digital Media Company'로

작년 비드콘 때 발표된 MCN들의 Original Contents 제작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 MCN들은 자사의 크리에이터들과 할리우드 제작진을 결합하여 TV 못지않은 다양한 포맷의 영상 시리즈물들을 제작하고 있다. 


 Fullscreen은 크리에이터들의 오리지널 프로그램 제작에 $10 Million(한화 약 120억)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스튜디오71 영국 지사장은 크리에이터들의 제작에 적극 투자하여 MCN에 가입된 크리에이터들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어 이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하였다.


플랫폼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적극 관여하는 모습이다. YouTube는 Red 시리즈 8편을 공개했다. ‘Escape the Night’, ‘Fight of the Living Dead’, ‘Scare Pewdipie’ 등이 선보였다. 이 날 공개된 Step Up의 경우 기존 방송 시리즈물을 유튜브가 구입하여 퓨디파이, 스모쉬 등을 출연시켜 새롭게 제작한 경우로, 이 또한 Red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YouTube Red


MCN은 처음에는 크리에이터 지원 사업으로 시작하였지만 점차 크리에이터들을 활용한 방송급 규모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는 MCN 간의 차별화 전략 및 유료 콘텐츠 판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3. Multi Platform&Price: 그 어느 때보다 콘텐츠 제공자가 되기 좋은 시대

2번에서 언급된 Original Content 제작이 본격화된 것은 이러한 영상을 유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들의 존재 및 이를 유료로 판매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MCN 및 크리에이터들에게 기존의 유튜브가 여전히 주요 플랫폼이지만 넷플릭스, 페이스북, 훌루, 소니 플레이스테이션뷰, Verizon Go90, Dish 등에 다양한 가격(무료부터 월 50달러까지)으로 콘텐츠를 배포하여 조회수 및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유료 플랫폼의 증가는 콘텐츠 사업자들에게는 큰 기회


특히 전통 TV 콘텐츠를 다루던 플랫폼들도 MCN의 콘텐츠를 유통하게 됨에 따라 MCN콘텐츠의 소비패턴이 보다 다양해지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이는 단순 VOD 판매뿐만이 아니라 브랜드 콘텐츠의 광고 단가도 극대화할 수 있어 MCN 사업자에게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아직 이들의 스트리밍 및 SVOD 판매 매출액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플랫폼이 많아질수록 콘텐츠 홀더의 가치는 증가한다. 비드콘의 진행자  Jim Louderback의 표현에 따르면 'a golden age for online video creators'라고 할까.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와 같은 유료 플랫폼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플랫폼별 차별성이 크지 않아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의 필요성이 많이 낮은 상태이다. 특히 아직 MCN 내에 연기력을 갖춘 크리에이터들이 많지 않음 또한 유료로 유통 가능한 콘텐츠를 만드는데 한계로 작용한다.




4. 모바일 라이브의 시대 =Video Social Network의 시대

이번 비드콘에서는 live.memusical.ly, YouNow와 같이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기 쉬운 라이브 기반의 ‘비디오 소셜 네트워크’ 앱들이 주목을 받았다. 행사장 내에서도 이 앱들을 사용하는 크리에이터와 팬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텍스트 기반의 SNS가 아니라 정말 동영상 중심의 SNS가 대세이구나 싶을 정도로…


유튜브 또한 비드콘 행사 기간 중 모바일 라이브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으며, musical.ly는 비드콘 기간 중 신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인 live.ly를 론칭하였다. live.ly는 론칭하자마자 미국 내 라이브 앱 5위 안에 들어갔다.

 올해 가장 주목 받은 앱 중 하나 아닐까, musical.ly


비드콘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된 부분이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의 유대감이다. 이러한 유대감을 늘릴 수 있는 툴로서 라이브 플랫폼들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은 수익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으나 팬들과의 실시간 소통 및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하는 창구로서 라이브 기반의 비디오 소셜 네트워크들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작년에 주목받았던, Periscope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으며 Meerkat은 그 존재감도 찾기 힘들었다. 이처럼 라이브 앱 안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냅챗은 여전히 미국 내에서는 핫하고 신비롭게 여겨진다)




5. Talent Agency: MCN의 고도화

기존 MCN들이 할리우드의 Management 시스템의 경험과 노하우를 내재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TOP 크리에이터들을 셀럽으로 육성하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중이다. 역으로 할리우드 배우들 또한 MCN에 가입하거나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사례들도 증가하고 있다.


The Rock Presents: ASCENDANCE


프로레슬러이자 영화 배우인 The Rock은 Top크리에이터 전문MCN인 Studio71과 계약을 맺었다.Rock은 기존에 소속사가 따로 있으나 디지털 쪽 브랜드는  Studio71이 총괄해주는 방식으로 MCN이 이러한 샐럽의 유튜브 채널 운영 및 제작 등 전반에 걸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 'The Rock'에는 현재 영상이 2개 올라와 있으나 구독자 16만. 'The Rock'에는 7월 18일부터  Studio71과 함께 만든 오리지널 컨텐츠들이 올라갈 예정이라고 한다.




6. 글로벌 그리고 중국: Next Thing

사실, 올해도 비드콘에서는 미국 밖의 이야기는 주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다. Industry Track의 마지막 주제인 ‘Building a Global Media Business’를 제외하면 글로벌 시장을 주제로 다루어진 행사는 없었다. 실제로 여러 MCN들이 해외 지사를 내고 있지만, 그저 생색내기 용에 지나지 않는다.

Industry Track: Building a Global Media Business


비드콘 마지막 날에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유쿠투도우가 별도로 주최하는 행사가 있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이 행사에 유쿠투도우가 본인들의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15명의 크리에이터들을 데려왔다는 것. 그리고 실제로 이 행사장에 온 사람 중 미국 사람은 매우 적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크리에이터인 Pony가 매번 발표자료 때마다 등장하였다는 것이다(미국 사람은 Pony가 중국 크리에이터인 줄 알았을 것이다).

優酷土豆: Contents to Commerce


이 행사의 타이틀은 ‘Contents to Commerce’였다. 실제로 발표 내용 또한 콘텐츠 생산자가 플랫폼을 활용하여 플랫폼 내의 커머스 기능을 통한 수익화 사례를 보여주는데 초점이 되었다. 이는 비드콘에서 주로 다루어지던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한 수익구조와 결을 달리하였는데, 플랫폼에서 영상을 통해 직접 나오는 수익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없고 오직 플랫폼에서 직접 가능한 커머스 구조를 이야기하였다.


(MCN의 해외 진출은 요원하기만 한 걸까? 과연 누가 그 깃발을 꼽는 사례가 될 것인가)



7. 귤화위지: 전략은 참고하되 환경에 맞는 전술로 살아남기

이번 비드콘이 끝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미국의 MCN이라고 뾰족하게 ‘새로운 것은 없구나’였다. 이들이 이번 행사 내내 자랑하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판매, 라이브 플랫폼 활용, 방송과의 협업, 글로벌 진출 등은 이미 국내에서도 시도되고 있는 것들이었다.


작년 한 해, 미국의 MCN 시장에서는 거품 논쟁이 있었다(지금도). 하지만 미국의 산업 종사자들(플랫폼, MCN, 방송국)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디지털 비디오 콘텐츠 시장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 냈으며 그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고 있다. 또한 인적 자원과 IT의 결합을 통한 효율화로 그 어느 국가보다도 이를 훨씬 더 빠르고 잘 해내고 있었다. 


이번 비드콘은 이들이 만들어가는 디지털 비디오 콘텐츠 생태계의 변화를 미리 읽는 전략적 판단의 중요성과 이를 우리의 환경에 맞게 펼쳐내는 전술과 실행의 중요함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귤화위지[橘化爲枳]. 강남의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뜻이다. 디지털도 MCN도 모두 미국에서 건너온 개념들이다. 하지만, 이를 우리 풍토에 맞게 잘 가꾸어 길러내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하기 나름에 따라 탱자나무가 귤나무 보다 더 튼실하게 자랄 수도 있지 않을까?


비드콘은 축제다



*작년 비드콘2015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yogathumb/10



MCN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브런치 매거진: https://brunch.co.kr/magazine/mcns

매거진의 이전글 MCN에서 일하는 매력 3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