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사람이 보험이다.30
깊이 있는 사고가 사라진 보험 영업,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때 보험업계에서는 정기적인 독서 모임을 통해 책을 읽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이 당연했다. 책을 읽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고의 깊이를 키우고 시야를 넓히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러나 요즘 보험 설계사들 사이에서는 독서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도구들이 빠르게 정보를 제공하면서 굳이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인간은 단순한 지식과 정보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정보를 아는 것과 그것을 깊이 사고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보험영업에서는 상품 지식을 아는 것보다 고객의 삶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자신의 상황을 깊이 공감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설계사이다.
사고의 깊이가 부족한 설계사는 고객의 표면적인 요구만 듣고 상품을 추천하는 실수를 범하기 쉽다. 예를 들어,
■고객의 진짜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
한 40대 가장이 자녀 교육비와 노후 대비를 고민하며 보험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가정해 보자.
사고의 깊이가 부족한 설계사는 고객이 “연금 보험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그대로 연금 상품을 추천한다. 하지만 사고의 깊이가 있는 설계사는 고객의 재정 상황, 자녀의 교육 계획, 현재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자산 배분 전략을 먼저 고민한다.
고객이 말하는 것이 곧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고객조차도 자신의 진짜 필요를 명확히 모를 때가 많다. 깊이 있는 사고 없이 상담을 진행하면, 고객에게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하기 어렵다.
■단순한 상품 설명만 하다가 신뢰를 잃는 경우
어떤 설계사가 고객에게 암 보험을 추천하며 “이 상품은 보장 범위가 넓고, 보험금 지급률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했다고 하자. 겉으로 보기엔 좋은 설명이지만, 고객은 이미 인터넷에서 그런 정보는 다 찾아볼 수 있다.
사고가 깊은 설계사는 고객의 가족력, 현재 건강 상태,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하여 암 발생 가능성과 그에 따른 재정적 리스크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또 “암 진단 후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까지 고려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 차이가 결국 고객의 신뢰를 결정한다. 단순한 정보 제공은 AI도 할 수 있지만, 고객의 상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공감하며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깊이 있는 사고가 보험영업의 경쟁력이다.
보험영업은 본질적으로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다. 고객의 상황을 듣고,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며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생각의 깊이가 부족하면 고객의 말에서 표면적인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들의 진짜 고민을 놓치게 된다. 깊이 있는 사고 없이 단순히 상품 설명만 하는 설계사는 AI가 대체할 수 있지만, 고객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맞춤 솔루션을 제시하는 설계사는 결코 AI가 대신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책을 읽고 깊이 있는 사고를 훈련해야 한다.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복잡한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고객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설계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AI 시대에도 사고의 깊이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며 그것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