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el의 매일 기록하기 2021년 3월 18일 목요일
최근 부상으로 인해 아침 홈트레이닝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체운동으로 찾은 것이 아침 걷기다.
집 근처에 하천이 있어서 하천변을 따라 걷는 코스가 있어 한참을 그 길로 걷다가 도심으로 나왔다.
큰 대로변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아침시간이라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차도 많았고, 학교 가는 어린 학생들도 많았다.
내가 걷는 시간은 어린이들 유치원 가는 시간과 초등학생 학교 가는 시간이었던 듯하다.
앞에서 엄마와 한 꼬마 소녀가 손을 잡고 걸어온다.
이미 울면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내 뒤에는 유치원차와 선생님이 그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선생님이 반갑게 이름을 부르면서 손을 뻗었지만 아이는 뒤로 물러서며 으앙 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유치원에 가기 싫은 것이다. 엄마랑 떨어지기 싫은 것이다.
안 간다고 우는 아이를 보는데 귀엽기도 하고 얼마나 속상할까 싶기도 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다.
나는 아직 이런 경험이 없기도 하고, 이것이 내 상황이면 마냥 귀엽고 그 마음을 이해해주기만 할 수는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빨리 아이를 태워 보내야 아침에 자신의 일상을 살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제삼자인 나는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했다.
엄마와 떨어지는 게 얼마나 싫을까? 이 상황을 어떻게 잘 현명하게 아이와 풀어갈 수 있을까?
그냥 무조건 선생님한테 떠 안겨서 보내야 하는지, 거짓말을 해서 태워야 하는지, 일단 태우면 해결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언젠가는 분명 나에게도 같은 상황이 올 텐데.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지고 이해시킬 수 있을지 공부가 필요하겠지?
또 한참을 걷다 보니 초등학교 근처.
아직 저학년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들은 엄마 혹은 아빠의 손을 잡고 등교하고 있었다.
가방은 엄마/아빠 어깨에 둘러메어져 있고, 아이들은 손에 이끌려 터벅터벅 걷는 경우가 많았다.
초등학생이 되어도 가기 싫은 건 마찬가지일까?
가는 발걸음이 무거워 보여서 안쓰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가방이 무거울까 봐 대신 메고 가는 부모님을 보니까 그 마음을 알 거 같기도 하고 나에게는 참 새롭고 낯선 풍경들이었다.
유치원에 가기 싫은 아이의 마음, 학교에 가기 싫은 아이의 마음,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엄마의 마음, 학교에 보내야 하는 엄마의 마음,
어쩌면 어른들이 사는 세상도 똑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기 싫은 어른과 시켜야 하는 어른.
혹은 하기 싫은 마음과 해야만 하는 이유의 충돌을 겪는 한 명의 어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것들을 할 때, 조금 덜 힘들게 덜 스트레스받으면서 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조금 더 현명하게 생각하고 살아가길 바라본다.